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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대 오른 SK, 헤인즈 없이 홀로서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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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인즈 사태'는 과연 SK에게 독이 될까, 득이 될까. SK가 상위권에서 롱런할 수 있는지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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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SK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비록 챔피언결정전에서 모비스에 발목을 잡히며 통합우승엔 실패했지만, '스타 군단'에도 오랜 시간 하위권에 처져있던 팀은 확실히 바뀌었다. 문경은 감독 체제 아래 체질 개선에 성공한 모양새였다.

하지만 그 중심엔 외국인선수가 있었다. 바로 다재다능한 애런 헤인즈였다. 지난 2008-2009시즌부터 KBL에서 뛰어온 헤인즈는 초창기만 해도 팀의 두번째 옵션에 불과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KBL에 적응해갔고, 지난 시즌 SK는 헤인즈 중심으로 팀을 재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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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과 수비 모두 헤인즈에 특화돼 있었다. 득점력이 좋은 헤인즈는 고비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했다. 수비에서도 헤인즈를 중심으로 한 3-2 지역방어를 펼쳤다. 빅맨이 아니었지만, 헤인즈는 SK를 자신이 중심인 팀으로 만들어버렸다.

그 때문일까. 코트 위에서 행동 또한 달라졌다. 지난 시즌 KT 김승기 코치에게 한국어로 욕설을 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KBL을 무시하는 행위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 14일 KCC전에선 무방비상태였던 김민구를 고의로 밀어 넘어뜨리는 비신사적 행위를 했다. 헤인즈에 대한 여론이 최악인 건 점점 기고만장해지는 그의 태도에서 기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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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SK는 '헤인즈의 팀'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문경은 감독은 비시즌 내내 또다른 외국인선수 코트니 심스의 활용도를 높이려 고민했다. 심스는 지난 시즌 KCC에 전체 1순위로 지명됐다 SK로 트레이드됐다. 하지만 헤인즈 중심으로 맞춰진 SK에선 백업 역할에 그쳤다.

이제 본격적으로 심스 중심으로 팀을 운영할 때가 왔다. 헤인즈는 KBL의 2경기 출전정지 징계에 구단 자체 3경기 징계까지 더해 5경기에 나설 수 없다. 오는 1월 3일까진 코트에 설 수 없다.

프로농구연맹(KBL)이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KBL센터에서 SK 애런 헤인즈의 비신사적행위에 대한 심의를 위한 재정위원회를 개최했다.KBL은 15일부터 보고서 및 비디오 분석을 통해 헤인즈의 과격플레이를 조사했으며 재정위원회를 통해 징계수준을 논의한다.헤인즈는 지난 1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의 경기중 속공 과정에서 공과는 상관없이 코트로 돌아가는 김민구를 왼팔로 가격해 쓰러뜨렸다. SK 문경은 감독과 헤인즈가 기자회견을 자청해 농구팬들과 KCC 김민구 선수에게 사과하고 있다. 논현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12.16/
하지만 헤인즈 없이 치른 첫 날부터 문제가 생겼다. 18일 KGC전에서 67대70으로 역전패했다. 경기 내내 불안한 모습이 노출됐지만, 4쿼터는 총체적 난국이었다. 심스가 파울 트러블에 걸려 벤치로 들어가자 SK는 다시 3-2 지역방어를 꺼냈다. 하지만 구멍은 컸다. 김윤태에게 3점슛 2개를 맞고 점수차가 1점차로 좁혀졌다.

사실상 이때 SK는 승기를 내줬다고 할 수 있다. 9점차의 리드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수비도 문제였지만, 공격에서도 해결사가 없었다. 시소게임에 접어들자, 조금씩 밀리기 시작했다. 볼이 돌다가 24초 공격시간에 쫓겨 어이없는 슛이 나왔다. 경기 막판엔 토종 빅맨 최부경이 3점 라인 근처에서 슛을 던질 정도였다.

이게 바로 헤인즈가 없는 SK의 현주소다. 클러치 상황에서 해결할 선수도 없었다. 문 감독은 경기 후 "국내 선수들의 활발한 공격을 기대했는데 욕심이었나보다. 정리가 안 된 공격이 후반에 몰아서 나왔다"며 고개를 숙였다.

문제는 SK가 헤인즈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모비스에 패한 건 SK의 전술이 모두 간파됐기 때문이다. 상대 입장에선 헤인즈를 집중적으로 막고, 3-2 지역방어를 무력화시키면 그만이다.

심스는 수비나 리바운드 등 궂은 일에는 능하다. 문 감독이 심스의 능력을 활용하고자 하는 이유다. 그런데 문제는 SK가 이에 전혀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심스를 풀타임으로 기용할 때, SK는 대인방어로 인한 체력 저하를 걱정해야 한다. 또한 공격에서 심스를 활용하는 옵션도 보강해야 한다. 심스는 단순한 골밑공격 외에 다양한 패턴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한편, 이날 상대팀인 KGC 이상범 감독은 조심스럽게 헤인즈에 대한 '보이콧' 가능성을 언급했다. SK의 재계약 여부가 관건이겠지만, KBL을 무시하며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헤인즈에 대해 감독자회의에서 트라이아웃 보이콧 등이 논의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SK가 헤인즈를 계속 해서 안고 갈 수도 있다. 하지만 좋지 않은 여론도 생각해야 한다. SK가 진정한 강팀으로 자리매김하려면, 헤인즈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 우승을 노리는 SK에게 확실한 숙제가 생겼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1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프로농구 서울SK와 안양KGC의 경기가 열렸다. SK 코트니 심스(오른쪽)와 KGC 김윤태가 볼 다툼을 벌이고 있다.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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