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투에 관한 아픈 기억이 있어서…"
지난 시즌 챔피언에 오른 우리은행은 이번 시즌에도 선두를 단독 질주하고 있다. 19일 삼성생명에 65대59로 승리하며 시즌 11승(1패) 고지를 밟은 우리은행은 2위 신한은행을 여유있게 4.5차로 앞서고 있다. 그 중심에는 이번 시즌 명품 슈터로 거듭난 박혜진이 있다.
박혜진은 19일 현재 여자 프로농구 3점슛 성공 횟수(30개)와 성공률(46.2%)에서 당당히 1위를 달리고 있다. 더불어 이번 시즌 유일하게 자유투 성공률 100%를 기록 중이다. 30차례의 자유투를 전부 넣었다. 19일 춘천 삼성생명전에서도 6개를 시도해 모두 성공. 이같은 활약은 우리은행의 선두 질주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상대 반칙으로 인해 프리드로 라인에서 던지게 되는 자유투. 수비의 방해 없이 편안하게 서서 던진다고는 해도 결코 쉬운 게 아니다. 격렬하게 경기를 하다가 정지 상태에 들어서면 호흡이 달라지는데다가 자유투를 던지게 되는 부담감이 매우 크다. 100%의 성공률은 그래서 더욱 대단한 의미를 지닌다.
그런데 박혜진이 이렇게 '자유투의 여왕'이 된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자유투 실패에 관한 과거의 아픈 기억이 박혜진을 더욱 단련시켰던 것. 박혜진은 19일 삼성생명전을 승리로 이끈 뒤, "몇 년 전에 자유투를 실패해서 팀을 지게 만든 적이 있었다. 그 후에 자유투 연습도 많이했고, 던질 때마다 더 집중하게 된다"고 밝혔다.
박혜진에게 크나큰 교훈을 준 경기는 지난 2010년 10월 21일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렸던 신세계전. 2010~2011시즌 1라운드 경기였다. 당시 우리은행은 3쿼터까지 51-56으로 뒤지다가 4쿼터 막판 투혼을 보여준 끝에 종료 30초를 남겨두고 71-73까지 따라붙었다. 그리고 종료 2초전, 박혜진이 신세계 김지윤으로부터 파울을 얻어내 2개의 자유투를 얻어냈다.
모두 성공하면 연장에 돌입하는 상황. 상대 에이스 김지윤이 5반칙으로 빠지게 돼 만약 연장에 들어갈 경우 우리은행 쪽에 승산이 있었다. 당시 프로 3시즌 째를 맞이한 박혜진은 큰 부담감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마음을 다잡아 던진 1구는 성공. 스코어는 72-73이 됐다. 이제 두 번째 슛만 넣으면 연장전에 들어간다.
하지만 박혜진은 마지막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포물선을 그린 공은 림을 외면하고 말았다. 결국 우리은행은 아쉬운 1점차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이후 3년 2개월이 지났지만, 박혜진의 마음 속에는 당시 경기가 지워지지 않는 낙인으로 남았다. 그 경기에 지고 수 백번도 더 후회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박혜진은 후회하는 것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다시는 그런 장면을 되풀이 하지 않도록 연습에 연습을 더했다. 또 실전에서도 프리드로 라인에서 계속 마음을 다잡았다. 박혜진의 '자유투 성공률 100%'는 결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결과가 아니었다. 독기와 반성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춘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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