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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이종욱의 평행이론, NC가 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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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끝난 뒤에도 닮은 꼴이라는 말 들을 수 있게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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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시즌 NC의 테이블세터진은 묘하게 닮았다. 플레이스타일부터 지금껏 살아온 인생의 궤적까지. 이상하리만큼 닮은 구석이 있다. 올해 인생역전의 주인공이 된 도루왕 김종호(29)와 FA 대박을 치고 이적한 이종욱(33)의 얘기다.

김종호와 이종욱 모두 빠른 발을 자랑하는 외야수다. 둘 모두 도루왕 타이틀을 갖고 있다. 이종욱은 1군 데뷔 시즌이었던 2006년 51도루로 도루 1위에 오르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김종호 역시 풀타임 첫 시즌이었던 올해 50도루로 도루왕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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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루왕 타이틀을 딴 해, 두 명 모두 자신의 인생을 뒤집은 터닝포인트가 있었다. 이종욱은 고교 시절이었던 1999년 현대에 2차 2라운드 전체 16순위로 지명된 유망주였다. 영남대 진학 후 2003년 현대에 입단했지만, 상무 제대 후 방출 통보를 받았다. 프로의 벽은 높았고, 상위순번임에도 방출의 칼날을 피할 수 없었다.

이런 이종욱은 앞서 두산에 신고선수로 입단해 주전 유격수로 도약한 고교 동창 손시헌의 도움으로 두산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 새 팀에서 맞이한 첫 해였던 2006시즌부터 이종욱은 두각을 드러냈다.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플레이로 김경문 감독의 눈에 들어 첫 해부터 주전으로 도약한 것이다. 도루왕 타이틀을 따내며 두산의 '발야구'를 이끌었다.

두산 이종욱은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플레이로 김경문 감독의 눈에 들어 주전으로 도약했다. 지난 10월 16일 LG와의 플레이오프 때 1차전에서 3루타를 치고 세이프되고 있는 이종욱.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10.16
김종호 역시 이적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김종호는 2007년 삼성에 2차 4라운드 25순위로 지명됐다. 건국대 재학 시절부터 성실함과 근성을 인정받았지만, 매년 우승권에 가는 삼성의 외야진은 너무 두터웠다.

상무 제대 후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대주자로 2011년 2경기, 2012년 22경기에 모습을 드러내긴 했지만, 이미 대주자요원으로 자리잡은 강명구가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만년 2군 선수로 남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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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해 퓨처스리그(2군)에 참가했던 NC 김경문 감독의 눈에 들어왔다. 딱 보기에도 '제2의 이종욱'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섰다. 타격 면에선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았지만, 빠른 발이나 근성은 이종욱 못지 않았다.

김종호는 올시즌 팀이 치른 128경기 전경기에 나서며 풀타임 주전이 됐다. 팀의 1번타자로서 도루왕까지 석권했다. 공헌도 면에선 최고였다. 야수 중 연봉고과 1위로 3000만원이던 연봉은 9000만원으로 200%나 올랐다. 억대 연봉이 눈앞이다. 프로 7년차에도 최저연봉보다 600만원 더 받았던 무명선수가 '인생역전'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NC 김종호는 올시즌 '인생역전'에 성공했다. 그는 내년 시즌엔 도루왕 타이틀을 두고, 기존의 뛰는 선수들과 제대로 경쟁을 펼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6.15
이종욱과 김종호를 보고 있으면, 마치 '평행이론'을 보는 듯하다. 닮아도 너무 닮았다. 이종욱이 4년간 50억원의 대형 계약을 맺고 FA로 이적해 둘은 NC에서 한솥밥을 먹게 됐다. 그 어느 팀보다 강력한 1,2번 타자 조합이 생긴 것이다. 올시즌 둘의 도루를 합치면 80개다. 순식간에 80도루가 가능한 테이블세터가 구성됐다.

당사자들 역시 서로의 만남에 기대를 갖고 있다. 아직은 선수단 상견례 때 한 차례 만난 것에 불과하지만, 벌써부터 끌리고 있다. 김종호는 "한 번 밖에 인사를 못 드려서 실감이 나지 않았다. 선배의 노하우를 듣고 싶다. 시즌 내내 많은 조언을 듣고, 대화도 많이 하고 싶다"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종호는 제2의 이종욱이란 평가에 대해서도 "내년 시즌 끝난 뒤에도 그런 말이 나오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종욱 역시 김종호의 등장이 반가웠다고. 이종욱은 "올해 종호가 뛰는 걸 처음 봤는데, 내가 두산에 처음 왔을 때 뛰던 모습과 너무 비슷하더라. 나도 준비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후배의 활약이 반가움과 동시에 자극제가 된다며 누구보다 반겼다.

NC는 내년 시즌 본격적으로 4강 경쟁에 뛰어들 심산이다. 이미 올시즌 강력한 선발진을 구축한데 이어 타선도 강화했다. 나성범 이호준의 기존 중심타선에 외국인선수 에릭 테임즈까지 가세했다. 테이블세터가 밥상만 잘 차려준다면, 맛있게 먹어치울 준비가 돼 있다. '평행이론' 같은 두 테이블세터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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