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팀 전력을 평가하는 기준은 여러 개가 있다. 그중 다수의 전문가들이 첫 번째로 꼽는 것이 선발 로테이션의 파워다. 야구는 결국 투수놀음이라고 보면 된다. 또 그 중에서 선발 투수가 팀 승패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크다. 한 가지 예로 삼성 라이온즈가 2013시즌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 속에서도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해 결국 통합 우승까지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10승 토종 투수 4명이 있었기 때문이다. 배영수가 14승, 장원삼 윤성환이 나란히 13승, 그리고 차우찬이 10승으로 총 50승을 책임졌다. 국보 마무리 오승환(일본 한신 타이거즈)이 2013시즌을 끝으로 떠났지만 삼성이 여전히 2014년에도 우승 후보로 꼽을 수 있는 건 이 강력한 토종 선발이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삼성의 선발 마운드를 위협하는 팀이 롯데 자이언츠다. 롯데는 국가대표 좌완 장원준이 군복무를 마치고 합류했다. 그러면서 선발 로테이션의 네 자리가 채워졌다. 국내무대에서 검증을 마친 유먼, 옥스프링이 건재하다. 토종 선발 송승준도 지난해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장원준은 군복무 이전 2008년부터 2011년까지 4년 연속 10승 이상을 올렸다. 경찰청에서 많은 실전 경험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노련미가 더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먼 옥스프링 송승준 장원준 모두 지금까지 보여준 기량만 놓고 보면 선발 10승 이상이 가능하다. 유먼은 지난해까지 2년 연속 13승씩을 올렸다. 평균자책점은 2012년 첫 해(2.55) 보다 3.54로 나빠졌지만 위기관리 능력은 더 좋아졌다.
옥스프링은 지난해 시즌 초반 극도의 부진을 뚫고 13승(7패) 평균자책점 3.29로 수준급의 성적을 올려 재계약에 성공했다.
송승준은 지난 7년 동안 롯데에서 1100이닝을 던진 꾸준함의 대명사다. 이렇다할 부상 한 번 없이 매 시즌 25경기 이상 선발 등판하고 있다. 2012시즌 7승의 부진을 지난해 털어냈고, 투구 밸런스도 감을 되찾은 후 시즌을 마쳤다. 따라서 올해에도 10승 이상을 기대해볼 수 있다.
롯데는 지난해 유먼 옥스프링 송승준이 선발 38승을 합작했는데도 4강에 들지 못했다. 4,5선발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고원준 김수완 이재곤 김사율 등을 투입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올해는 장원준의 가세로 4선발까지는 이미 굳어졌다. 9구단 체제에선 한 팀씩 돌아가면서 쉬기 때문에 5선발은 큰 의미가 없다. 5선발은 깍두기 처럼 사용된다.
롯데 구단 역사에서 10승(구원 포함) 투수가 한 해 4명 이상 나온 적은 총 두 차례 있었다. 1991년 윤학길(17승) 박동희(14승) 김태형 김청수(이상 11승)가 했고, 1993년엔 윤형배(14승) 윤학길 김상현(이상 12승) 염종석(10승)이 했다. 롯데에서 올해 10승 투수가 4명 이상 나오면 1993년 이후 21년 만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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