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는 2일 오후 손아섭과 2014년 연봉 협상을 첫 만남에서 성사시켰다. 4억원에 사인했다. 지난해 연봉(2억1000만원)에서 무려 1억9000만원을 올려주었다. 90.5%인상이다.
손아섭은 앉은 자리에서 바로 구단 제시액을 수용했다. 롯데 구단은 손아섭의 공헌도와 위상에 어울리는 좋은 대우를 해준 것이다. 손아섭은 실제로 좀더 받고 싶었지만 구단이 과거와는 다른 연봉 협상 자세를 취하고 나오자 깜짝 놀랐다.
롯데 구단은 그동안 선수들에게 홀대를 한다는 이미지를 주었다. 과거 이대호(현 소프트뱅크)와는 연봉조정신청까지 갔었다. 구단은 선수에게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했고, 선수는 자존심을 세워달라며 서운한 감정을 보였다. 매년 연말 연초 선수들과의 협상이 길어졌다.
팬들은 이런 롯데 구단의 운영을 보고 전체를 싸잡아 짠돌이 같다고 비난했다. 롯데 구단은 억울했다. 구단은 절대 선수들에게 나쁜 대우를 해주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우승을 하지 못한 걸 원망했다. 우승만 하면 최고 대우를 해줄 수 있다는 얘기까지 했다. 롯데의 한국시리즈 마지막 우승은 지난 1992년이었다. 지난해 롯데 선수단의 평균 연봉은 9198만원으로 9팀 중 6번째로 높았다.
롯데팬들의 바람은 이랬다. 먼저 선수들에게 좀더 좋은 대우를 해주라는 것이었다. 그러면 선수들이 좋은 성적으로 구단에 보답할 수 있다고 선수들의 입장을 대변했다. 롯데 구단은 그동안 성적으로 보여주면 구단이 섭섭지 않게 대우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손아섭의 올해 연봉이 4억원으로 결정된 후 롯데 구단이 모처럼 잘 했다는 여론이 주류를 이뤘다. 롯데가 제대로 손아섭의 자존심을 세워준 건 보기드문 일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롯데는 손아섭이 구단의 간판 타자로 우뚝 섰고, 그동안 팀을 위해 공헌한 걸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 그런 차원에서 1년 만에 연봉을 1억9000만원 인상한 건 이례적이다. 손아섭은 아직 FA 자격을 갖추려면 몇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롯데 구단의 통 큰 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
여론은 롯데의 자세가 달렸다고 봤다. 팬들의 목소리에 귀를 닫지 않고 열어두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남은 협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성배 송승준 이명우 등은 연봉 인상이 불가피한 선수들이다. 어느 정도 인상될 지가 포인트다.
롯데 구단은 앞으로 좀더 확실하게 실적 보상주의 원칙을 지켜나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성적이 떨어질 경우 연봉 삭감도 불가피하다. 롯데 선수단엔 과거 보다 좀더 냉혹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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