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꺼내자. '이상 기류'는 없다.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부터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는 사이의 기간. '스토브리그' 혹은 '오프시즌'이라고 부른다. 선수들의 이적 시장이 활짝 열리고, 여러 시상식이 개최되며 또 연봉 재계약 협상테이블도 마련된다. 선수들의 희비는 시즌 때만큼이나 크게 엇갈린다. 연봉이 오르든, 깎이든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 선수들이 몇 명씩 꼭 나온다. 구단과 신경전이 펼쳐지고, 스프링캠프 합류를 늦추는 경우도 있다. 꽤 시끄러운 일들도 벌어진다.
하지만 이런 좋지 않은 풍경은 적어도 KIA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재계약 대상 선수들의 99%가 도장을 이미 찍었다. KIA는 지난 13일 2014 연봉 재계약 대상자 45명 중에서 44명과 계약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자연스럽게 남은 단 1명에 시선이 쏠릴 수 밖에 없다. 하필 그 대상자는 15일에 출발하는 스프링캠프 참가선수 명단에도 빠져있었다. '구단과 선수 사이에 뭔가 큰 트러블이 발생한 것이 아닐까'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그는 바로 '빅초이' 최희섭이다.
그러나 내막은 그렇지 않다. KIA와 최희섭은 충분히 만나 의견교환을 했고, 여러 상황을 고려해 잠시 계약을 뒤로 미뤘을 뿐이다. KIA 선수들의 연봉 재계약 협상을 담당하고 있는 노대권 운영부장은 13일 "최희섭과 구단 사이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한 오해를 받는 상황 자체가 낯선 듯 했다. 그는 "최희섭과는 지금까지 5차례 만나 여러 이야기들을 했다. 금액 부분에 있어 크게 차이가 나지도 않는다. 다만, 최희섭이 어차피 무릎 재활 중인데다 캠프 합류도 2월 초로 미뤄서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으니 결정은 천천히 하자고 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재계약 지연과 캠프 출발 명단 누락이 한꺼번에 설명되는 답변이다. 최희섭은 지난해 9월말 왼쪽 무릎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이제 막 4개월이 된 시점. 재활이 막바지에 접어들긴 했어도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때문에 일찍부터 스프링캠프에 합류하는 것보다 충분히 재활을 마무리하고 나서 가는게 훨신 낫다. 그래서 최희섭은 2월초 쯤 오키나와로 떠날 예정이다.
그렇다면 15일에 스프링캠프로 출발하는 선수들보다는 여유가 있다. KIA도 최희섭은 잠시 뒤로 미루고, 당장 캠프로 떠나야 하는 선수들부터 먼저 협상을 부지런히 마무리한 것이다. 최희섭고 의견도 그리 크게 차이가 나지 않으니 일단 캠프 출발자들을 마무리하고 보자는 말도 전했다. 최희섭도 이런 제안을 받아들인 채 함평 챌린저스 필드에서 다시 재활에 매진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최희섭과 KIA 사이에는 딱히 이상 기류가 흐를만한 상황이 없다. 최희섭은 서둘러 재활을 마치고, 올 시즌 명예회복에 나서겠다는 마음 뿐이다. 지난해의 부진으로 연봉이 삭감되는 건 피할 수 없지만, 올해 다시 화끈한 활약을 펼쳐 깎인 것 이상으로 연봉을 올리면 될 일이다. 최희섭은 재활을 하는 것만으로도 지금 바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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