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의 건설관련 계열사들의 합병이 본격화했다. 현대건설은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그룹 계열사인 현대엠코를 흡수 합병하기로 했다고 16일 공시했다. 합병비율은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엠코가 1대 0.1776171이다. 합병기일은 오는 4월1일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분 72.55%를 보유한 현대건설의 자회사로 작년 시공능력평가 58위의 플랜트 전문 건설업체다. 사업구조상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그룹 측은 전망했다.
현대엠코는 현대차그룹이 빌딩, 도로, 항만, 주택 등 그룹 공사를 위해 2002년 설립한 회사로 시공능력평가 순위 13위 업체다.
현대차는 2개의 비상장 계열사 합병은 그룹 건설사업 성장을 위한 경영전략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업계일각에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장남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경영권승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 부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현대엠코와 현대글로비스의 기업가치를 높여 그룹 순환출자 구조의 핵심인 현대모비스 지분을 늘리지 않겠느냐는 게 골자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의 순환출자 고리를 중심이뤄져 있다.
정 부회장이 순환출자 고리의 주요 3개 계열사 중 지분을 보유한 곳은 기아차(1.75%) 뿐이다.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는 현대차를 비롯한 3개사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는 게 필요하다.
현대차그룹 내 모든 계열사의 지분변화를 지배구조 개편과 연관시켜 해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의 합병이 정의선 체제 구축을 위한 캐쉬카우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정 부회장은 기아차 외에도 현대엠코(25.06%), 현대글로비스(31.88%), 이노션(40.0%) 등의 지분을 갖고 있다. 합병법인이 출범하면 정 부회장은 지분 11% 가량을 보유한 2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향후 합병법인이 상장하거나 현대건설과 추가합병후 우회 상장을 할 경우 정 부회장이 비상장주식의 유동화로 경영권 승계에 필요한 자금 마련이 수월해질 수 있다.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 소유도 가능하다.
현대차 건설계열사의 합병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움직임인지 경영승계의 신호탄인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김세형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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