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를 잊으니 '에이스'가 보이더라.
KIA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하고 있는 송은범(30)은 올 시즌 그 어느 때보다 각오가 크다. 만 30세가 되고 맞이하는 첫 시즌. 게다가 지난해의 실망스러웠던 성적을 이겨내기 위한 도전의 원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송은범은 얼굴에 웃음기를 지웠다. 사람을 좋아하고, 여가를 즐겨 붙었던 '풍류'라는 별명은 떨쳐낸 지 오래다. 그런 노력의 성과가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는 듯 하다.
송은범이 스프링캠프에서 빠르게 몸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그 덕분에 당초 예정보다 4일 정도 일찍 괌에서 오키나와로 건너가 실전 등판 채비를 갖추게 됐다. KIA 구단은 28일 송은범과 박경태 임준섭 등 8명의 선수와 선동열 감독, 김정수 투수코치 등이 2월 1일 오키나와 캠프에 조기합류한다고 밝혔다.
KIA는 올해 스프링캠프를 투수조와 야수조로 나누어 치르고 있다. 투수조는 기온이 한층 따뜻해 근육을 만들기에 적합한 괌에서 훈련을 시작했고, 야수조는 오키나와에 캠프를 차렸다. 그런 후 2월 초에 괌 훈련조가 일괄적으로 오키나와로 이동한 뒤 3월초 귀국 전까지 실전 위주의 캠프를 치른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는 두 군데로 나눠치르는 캠프가 꽤 잘 진행되고 있다. 특히 괌 투수조의 훈련 성과가 꽤 좋은 편이다. 그래서 일부 선수들을 좀 더 일찍 오키나와로 데려가 실전에서 구위를 점검하기로 했다. KIA는 2월 9일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과 연습경기를 치른다. 선수들의 훈련성과를 가장 잘 체크할 수 있는 기회다. 훈련을 치르면서 일찍 컨디션을 끌어올린 선수들은 이 경기에서 실력을 점검해볼 수 있다. 선 감독을 비롯한 일부 투수조의 오키나와 조기 이동이 이뤄지게 된 배경이다.
그 명단의 가장 앞에 송은범이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곧 괌 투수조 가운데 송은범이 가장 먼저 좋은 몸상태를 만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 시즌에 대한 송은범의 각오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어떤 면에서 보면 송은범은 올해 KIA의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한다. 윤석민은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고 팀을 떠났다. 베테랑 서재응은 세월의 무게 앞에 힘겨워한다. 또 김진우는 시즌 이후 어깨 상태가 썩 좋은 편이 아니다. 스프링캠프에서 천천히 몸을 만들어야 한다. 결국 팀내 우완 선발 자원중에서 현재 가장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는 선수가 바로 송은범인 셈이다.
그래서 송은범이 니혼햄전 선발을 맡게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다 일찍 오키나와로 건너가 컨디션을 조절하는 게 낫다. 그래서 조기 이동 명단의 가장 앞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송은범은 지난해 5월 KIA에 합류해 41경기에 나와 1승7패 5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7.35에 그쳤다. 실망스러웠던 성적. 그러나 갑자기 팀에 합류하며 보직이 애매했다. 전 소속팀 SK에서 훈련량도 부족하던 상황이다.
하지만 올해는 일찌감치 선발로 보직을 확정하면서 몸만들기에 몰입하고 있다. 성과는 서서히 보인다. 남은 건 실전에서 얼만큼의 구위를 보여줄 수 있느냐다. 송은범이 KIA의 실질적 에이스가 될 수 있을 지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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