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그는 깜짝 신화의 주인공이었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유럽 선수들의 전유물인 5000m에서 은메달, 1만m에서는 금메달을 수확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값진 메달이었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장거리 스피드스케이팅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그는 2009년까지는 쇼트트랙 선수였다. 기적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이승훈(26·대한항공)이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을 노린다. 개막일인 8일 오후 8시30분(이하 한국시각)부터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는 열리는 5000m에 출전한다.
이승훈은 밴쿠버올림픽 이후 주춤했다. 소치올림픽은 달콤한 자극제였다. 2013~2014시즌부터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올림픽 시즌인 2013~2014시즌에선 월드컵 1차, 4차대회 5000m에서 동메달을 차지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금메달 경쟁 상대는 역시 스벤 크라머(네덜란드)다. 밴쿠버에서 5000m 금메달을 차지한 크라머는 1만m에서도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러나 인코스에서 아웃코스로 바꾸지 않고 레이스를 해 실격하면서 금메달은 이승훈의 차지가 됐다. 크라머는 올시즌 월드컵 1, 2차 대회 5000m, 3차 대회 1만m에서 거푸 금메달을 수확하며 장거리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이승훈은 밴쿠버의 환희를 잊었다. 도전자의 입장이다. 그는 일전을 앞둔 5일 "4년 전보다 첫 경기를 앞두고 부담감이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올림픽 자체를 즐기려고 노력하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훈련에선 5000m보다 다소 짧은 거리를 빠른 속도로 달리는 훈련을 통해 스피드 끌어올리기에 힘을 쓰고 있다.
들쭉날쭉한 빙질에 대해서도 두려움은 없었다. 이승훈은 "이 곳의 빙질이 좋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어차피 조건은 똑같다. 빙질의 의미는 없다고 본다"며 "빙질보다는 컨디션 조절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승훈은 이미 승부수를 띄웠다. 지난달 22일 가장 먼저 출국해 해발 1800m인 프랑스 퐁트 로뮤에서 쇼트트랙대표팀과 고지대 훈련을 실시한 후 스피드스케이팅의 네덜란드 헤렌벤 전지훈련에 합류했다. 그를 움직인 것은 추억이었다. 밴쿠버 대회 당시 고지대 훈련의 성과가 있었다. 그는 "오늘까지 휴식 없이 달려왔는데, 내일은 휴식을 취하고 모레는 가벼운 훈련으로 결전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했다.
드디어 소치올림픽의 막이 오른다. 이승훈이 한국 선수단의 첫 발을 뗀다.
소치(러시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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