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
한국 남자 핸드볼의 운명이 풍전등화와 같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이후 급추락 하고 있다. 국제핸드볼연맹(IHF) 세계선수권 2년 연속 조별예선 탈락, 2012년 런던올림픽 본선 전패의 수모에 이어 2014년 바레인 아시아선수권에서도 4강행에 실패해 10년 만에 세계선수권 예선 출전권마저 잃었다. 20년 동안 아시아 맹주 노릇에 안주한 결과가 참혹하게 드러나고 있다. 간판만 남겨놓고 모두 뜯어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유럽 전지훈련은 이제 의미를 잃었다. 대한핸드볼협회는 연 2회 대표팀을 소집해 유럽에 전지훈련을 보내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 등을 돌면서 현지 클럽과 연습경기를 해왔다. 기간은 한달 내외다. 하지만 경쟁력 없는 클럽과의 맞대결이 대부분이고, A매치는 손에 꼽을 정도다. 이렇다보니 일회성에 그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국내외 무대에서 딱히 두각을 드러내는 선수가 없다보니 해외진출도 멈춰선 지 오래다. 해외 진출을 원하더라도 각종 규정에 걸려 번번이 막혔다. 일본-중동 무대에서 활약했던 이재우(두산)를 끝으로 한동안 끊겼던 해외 진출이 최근 고경수의 일본 진출(다이도스틸)로 그나마 숨통이 트인 상태다. 국내에서 뛰어난 기량을 펼쳐도 더 큰 무대를 향한 꿈을 펼칠 수 없는 환경에서 어린 선수들을 발굴하는데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아시아의 주도권도 오일머니를 앞세운 중동으로 넘어가는 추세다. 이번 아시아선수권 4강 진출팀 모두 중동권이다. 특히 귀화선수로 팀을 꾸린 카타르가 최근 수 년 사이 급성장하면서 새로운 맹주로 떠오르는 형국이다. 오는 10월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핸드볼에서도 우승 1순위로 꼽히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안방에서 굴욕을 당할 수도 있다는 위기 의식이 점점 커지고 있다.
핸드볼협회는 그동안 해외 교류 등 중장기 발전 방안을 꾸준히 시도해왔다. 하지만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협회 차원의 선수 해외 진출 장려 정책이나 ??은 지도자 양성, 유럽 전지훈련 대신 원정 A매치 등 다양한 방안 등이 꼽힌다. 문제는 이런 시도들이 좀처럼 내부에서 받아들여지질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핸드볼계의 한 관계자는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지만, 결국에는 원점으로 돌아갔던 게 현실"이라고 털어놓았다.
더 이상 한국 남자 핸드볼은 아시아의 맹주가 아니다. 무사 안일주의를 걷어내지 못한다면 모두가 나락으로 빠져드는 것은 시간문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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