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27년 동안 경마 심판의 길을 묵묵히 걸어온 '경마 포청천' 이광호 한국마사회 심판위원장(55)이 5일 은퇴했다.
이광호 심판은 심판 생활을 마무리하는 소감에 대해 "시원섭섭하다"며 "심판 결정에 따라 수만 명의 이해관계가 명확하게 갈리는 경마에서 심판들이 갖는 심리적 중압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런 부담감을 내려놓으니 후련하지만, 오랫동안 사명감으로 심판실을 지켜 온 만큼 섭섭한 마음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경마 심판은 경마 공정성 확보를 목표로 경마일 경주진행을 총괄한다. 수많은 사람들의 희비가 바뀌는 순위변경이나 실격 처분을 비롯해 선수나 경주마에 대한 제재 또한 경마 심판의 손끝에서 결정된다. 막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그에 따른 책임감도 막대할 수 밖에 없다.
1987년 한국마사회에 입사해 27년간 심판 일을 맡고 있는 이광호 위원장은 대쪽 같은 판정으로 한국 경마의 '포청천'이라 불렸다. 다른 말의 주행을 방해한 말의 순위를 변경시키는 순위변경 기준을 처음 도입해 현재 시행되고 있는 순위변경 제도의 기틀을 다진 주인공이다. 심판위원장 재직 중에는 면허 정지 처분을 받은 경마 관계자의 투-아웃 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출발 후 100m 이내 진로변경 금지 등의 규정을 도입해 경마 안정성 및 공정성 강화에 크게 기여했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이광호 심판위원장(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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