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현재 남자 프로농구 순위표를 보면 플레이오프 진출팀을 대강 예측할 수 있다. 6위 오리온스가 7위 KCC에 6.5경기나 앞서 있기 때문에 6강 플레이오프 경쟁은 사실상 끝났다고 봐도 큰 무리가 없다. 팀별로 11~13경기를 남겨놓고 있기 때문에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판도가 바뀔 일은 없다는 이야기다. 그렇지만 3라운드부터 시작된 모비스, SK, LG '빅3'의 선두 싸움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날 현재 1위 모비스가 2위 SK에 0.5게임, 3위 LG에 1.5게임차로 앞서 있을 뿐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세 팀의 싸움이 시즌 막판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제부터는 실수 하나가 탈락을 의미할 수도 있다. 약팀과의 경기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이날 전주와 원주에서 열린 경기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원주에서는 홈팀 동부가 모비스와 접전 끝에 이광재의 3점슛으로 61대58로 승리하며 14연패에서 탈출했고, 전주에서는 KCC가 시종 경기를 리드하며 77대65로 승리했다. 1,2위팀들이 약속이나 한듯 나란히 패하면서 3위 LG는 경기를 치르지 않고 승차를 0.5게임 줄이는 효과를 봤다.
이 시점에서 주목을 받는 팀이 있다. 바로 SK이다. 최강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SK는 새해들어 치른 14경기에서 9승5패를 기록했다. 4라운드 초반까지 이어가던 강력한 '포스'를 느끼기 힘든 행보다. 상대적으로 모비스와 LG, 뿐만 아니라 중위권의 오리온스, 전자랜드의 상승세가 돋보일 정도다. 지난해 12월14일 KCC전에서 발생한 이른바 '헤인즈 사태' 이후 팀분위기가 흐트러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헤인즈는 이날 KCC전에서 13분13초를 뛰며 6득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KCC의 홈인 전주에서 팬들의 야유 속에서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지난달 9일 복귀한 뒤로는 코트니 심스보다 출전시간이 줄어들었다. 이는 심스가 공수, 리바운드에서 압도적인 성장을 보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헤인즈에 대한 활용폭을 줄여 팀플레이를 극대화시키겠다는 문경은 감독의 의도도 깔려 있다. 하지만 문제는 헤인즈의 골밑 일대일 싸움이 큰 무기였던 SK의 강점 하나가 약해졌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SK가 내외곽에 걸친 공격이 꾸준히 활발한 양상을 띠는 것도 아니다.
여기에 주전 선수들도 조금씩 체력적으로 지친 기색을 내보이고 있다. 최부경은 지난달 24일 전자랜드전서 컨디션 난로조 결장한 바 있다. 최근에는 김선형이 부상을 입어 이날 KCC전에 나서지 못했다. 지난 1일 삼성전에서 종아리 부상을 입은 김선형은 나흘간 휴식을 취했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올시즌 처음으로 결장했다. 이번 시즌 평균 12득점을 넣는 김선형은 최근 2경기에서 5득점 밖에 기록하지 못하는 등 컨디션도 썩 좋은 편이 아니었다. 게다가 매경기 35분 안팎을 뛰며 체력적인 측면에서도 한계에 다다른 모습이다. 문 감독은 KCC전 종료후 "김선형을 아끼는 방향으로 가겠다. 오늘처럼 쉬는 날은 없지만 출전 시간을 조절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형을 앞세운 돌파와 패스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이야기다.
SK는 8일 KT, 11일 오리온스 등 중위권의 강자들과 잇달아 경기를 갖는다. 악재를 뚫고 선두 싸움을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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