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후끈 달아 오르고 있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첫 메달이 나왔다. 제니 존스(25)는 9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의 로사 쿠토르 익스트림 파크에서 열린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 결승에서 1, 2차 합계 87.25점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4위 사이나 캔드리안(스위스)와는 불과 0.25점 차이 밖에 나지 않는 짜릿한 성과다.
자존심 세기로 유명한 영국이다. 동메달에 환호하는 모습이 낮설다. 이유가 있었다. 하계 올림픽에서 강한 영국이지만, 동계는 유독 약했다. 노메달 수모를 당한 것도 21차례 대회 중 7번에 달한다. 2010년 밴쿠버 대회에는 11개 종목 50명의 선수가 출전했지만, 메달을 목에 건 것은 여자 스켈레톤에서 금메달을 따낸 에이미 윌리엄스가 유일했다. 1924년부터 지난 밴쿠버 대회까지 영국이 동계올림픽에서 얻은 메달(21개)은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한 대회에서 영국이 얻은 메달(65개)의 3분의 1도 안될 정도다.
또다른 의미도 있다. 존스의 동메달은 영국이 동계올림픽 설상 종목에서 따낸 사상 첫 메달이다. 지난 2002년 솔트레이크 대회에서 스키 회전 종목에 출전한 앨런 박스터가 은메달을 따냈으나, 사후판정에서 코스 이탈로 실격 처리된 바 있다. 1924년 동계올림픽 창설 이래 영국은 피겨 스케이팅과 봅슬레이, 스켈레톤, 컬링, 스피드스케이팅 등에서 주로 강세를 보였지만, 눈 앞에선 방법이 없었다. 설상 종목은 한국 뿐만 아니라 영국에게도 전인미답의 고지였다. 특히 존스는 지난 2012년 은퇴를 고려했으나, 이번 대회를 위해 선수 생활을 연장한 것으로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존스는 경기 후 영국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동메달을 따내 매우 기쁘다"며 "설상에서 사상 최초로 메달을 따낼 가능성은 추호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벅찬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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