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응용 감독은 선수들의 부상을 가장 싫어한다. 선수가 경기 도중 다치는 것은 불가항력이라 해도, 자기 관리 소홀이나 실수로 다치게 되면 혈압이 오를 정도라고 한다.
그렇다고 선수들을 다그치지는 않는다. 해당 코치나 운영 파트를 불러 호되게 질책을 한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중인 한화는 요즘 연습경기를 통해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런데 최근 며칠간 익숙한 투수 한 명이 훈련을 하지 못하고 휴식만을 취해 왔다. 왼손 투수 유창식이다. 감기 몸살 때문이었다. 유창식은 감기 몸살 증세를 벗고 18일 처음으로 불펜피칭을 실시했다. 고친다구장 불펜에서 김응용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힘차게 공을 뿌렸다.
유창식의 피칭을 본 후 김 감독은 "11일 동안이나 훈련을 하지 못했다. 감기 하나 때문에 귀중한 시간을 빼앗긴 것이다"라며 혀를 찼다. 팀내 유력한 선발 후보중 한 명인 유창식이 훈련 페이스가 떨어질 수 밖에 없으니 속이 상한 것이다. 때마침 옆을 지나가던 조대현 트레이닝 코치를 보자 "또 한 번 감기 환자가 나오면 네가 혼날 것"이라며 엄포를 놓기도 했다.
김 감독은 10여일 전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바람이 불고 날씨도 흐려져 김 감독은 반소매 차림으로 있던 유창식에게 "점퍼를 입고 있으라"고 지시했단다. 그런데 그때까지만 해도 몸에 열기가 있었던 때문인지 유창식은 괜찮다고 한 모양이었다. 다음 날 사단이 났다. 김 감독은 "그렇게 점퍼를 입으라고 했는데 그냥 있길래, 다음날 보니 콜록콜록 거리더라. 유행성 독감같은 것이라고 하는데, 내가 그렇게 얘기를 했음에도 말을 안들으니 그렇게 된 것이다"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유창식 말고도 몇몇 한화 선수들이 감기 때문에 며칠 고생을 한 터였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전지훈련 분위기나 성과가 너무나 좋기 때문에 김 감독은 선수들의 부상이나 감기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김 감독은 "창식이는 이번에도 구위가 참 좋은데 최근 감기에 걸려서 내가 미치겠다"며 "10년차 베테랑들은 (자기관리에 대해)그렇지 않은데, 그런 것을 좀 보고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화의 전지훈련 캠프에서 가장 무거운 '죄'는 몸이 아픈 것이다.
오키나와(일본)=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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