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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가 등장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마지막 연기, 은퇴 무대였다. 뛸 때마다 조마조마했다. 우리의 여왕은 실수가 없었다. 점프는 완벽했다. 연기는 예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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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의 목소리가 커졌다. "완벽한 연기였습니다." 하지만 이내 "점수가 어~"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참 나, 나쁜 예상은 이상하게 틀리지 않는다. 총점 219.11. 쇼트니코바에게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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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네티즌들, 어떤 사람들인가. 당연히 난리가 났다. '금메달을 빼앗겼다'고 외쳤다. 서명운동까지 벌어졌다. 외국 언론도 가만있지 않았다. '잘못된 판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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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는 의연했다. "마지막 연기에 만족한다"고 했다.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모두 실수없이 성공적으로 마쳐 홀가분하다. 전에도 편파 판정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왔다. 그때마다 저보다 주변에서 더 열을 내더라." 미소를 보였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 주목받는 많은 대회여서 더 그런 것 같다. 난 그것에 대한 아무 미련도 없다. 끝났다는 것에 만족한다. 잘했기 때문에 만족한다. 오로지 금메달을 따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다." 그리고는 스스로에게 120점을 줬다.
그녀의 연기는 우리에게 아주 특별한 울림이다. 피겨의 불모지, 대한민국의 기적을 만들었다. 국민들은 그녀의 점프에 같이 하늘을 날았다. 모든 것을 담은 표정에 함께 웃고 울었다. TV앞에서 박수를 쳤다. 환호성을 질렀다. '클래스가 다르다'는 평가는 부족하다. 감동이고, 희망이었다. 어떤 것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클래스였다. 이런 그녀에게 누가 점수를 매길 수 있을까. 누가 그녀의 연기를 평가할 수 있을까. 219.11점? 그 점수 가져가라. 줘도 안갖는다. 그녀의 연기에 대한 평가는 아무나 할 수 없다. 그냥 우리의 마음이 안다. 그냥 우리의 감정이 느낀다.
여왕의 은퇴무대다. 진흙탕 속에 빠져들고 싶지 않다. 축하하고, 감사해고, 또 축하하고 감사해도 모자랄 판이다. 금메달? 그냥 가져가라. 줘도 안먹는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