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김수로, 그의 이름 앞엔 늘 'FM(Field Manual)'이란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무얼 하든 열정을 바쳐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그의 성실함을 표현하는 말이다.
'김수로 프로젝트'도 그렇게 시작됐다. 배우가 아닌 프로듀서로 참여한 연극 시리즈. "괜한 치기를 부리지 말라"는 주변의 걱정도 많았다. 하지만 그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언젠가 나의 가치를 알아주리라"는 생각으로 밀어붙였다. 그 결과 2년 남짓한 시간 동안 8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렸고 총 18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최근 출간된 에세이 '서두르지 말고, 그러나 쉬지도 말고'에서도 그의 열정과 성실함을 만날 수 있다. 대학로에서 이 시대 청춘들의 불안한 삶을 지켜본 그는 이 책에서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조금은 서툴러도, 지금은 방황해도, 쿨하지 않아도, 힘들 땐 울어도,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쉬지 않고 멈추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김수로도 조급했던 때가 있었다. "벼락스타도 아니고 흥행배우도 아니고, 줄곧 영화배우의 길만 보고 달려왔는데 유독 영화에서 잘 풀리지 않는" 자신을 고백하며 그럴 때일수록 '현명한 기다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짧지 않았던 무명 시절 그는 고3 수험생처럼 3~4시간만 자며 연기를 공부했고, 깨어 있는 시간에도 연기만 생각했다고 한다. 부족한 재능을 노력으로 만회할 수 있으리라 믿으면서.
그때의 열정과 성실함은 배우로 자리잡은 지금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그는 술을 마셔도 다음날 새벽 6시면 어김없이 운동을 하러 가고, 좋은 책은 못 읽어도 베스트셀러는 읽으려 한다. 마흔 나이에 대학에 편입해 현재는 대학원에 다니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지나온 그 길을 걷고 있는 청춘들에게 말한다. "꿈 비전 목표, 이름이 무엇이든 그것을 잃지 않을 방법은 목숨 걸고 매달리는 것뿐이다", "언젠가 쓰임새가 있을 그날 을 위해 꾸준히 자신의 무기를 갈고 닦은 사람이라면 분명히 때는 온다", "한 화분에 씨앗을 심어도 싹이 자라나는 속도가 모두 다르듯 우리에게는 성장을 위한 자신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그리고 '파이팅'보다 수 백배로 강하게 파이팅 하자는 의미를 담은 '팟쎄'를 외친다.
그가 결국 하고 싶은 말은 책 제목 '서두르지 말고, 그러나 쉬지도 말고'에 나와 있다. 빨리 가는 것보다 제대로 된 길을 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도덕 교과서 같은 그의 말이 진부하지 않게 다가오는 건 그의 진심이 녹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김수로 지음 / 센츄리원 / 1만4000원)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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