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마운드 분업화가 되서 선발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
넥센은 올시즌 중간계투진이 두터워졌다. 150㎞대 강속구를 뿌리는 조상우가 불펜진에 가세하면서 허리가 한층 강해졌다. 마무리 손승락에 셋업맨 한현희가 건재한데 조상우마저 그 앞에서 1이닝을 막아줄 수 있다. 7,8,9회를 막아줄 필승조가 든든히 뒤를 지키고 있다.
중간계투진의 자리 싸움도 치열하다. 지난해 1군에서 뛰었던 불펜투수들도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할 판이다. 조상우에 대한 믿음이 생겼기에 가능한 일이다.
조상우는 지난 시즌 염경엽 감독의 집중 관리를 받았다. 1군에 데리고 다니면서 단점을 보완시켰고, 2군에서 선발등판을 하게 했다. 1군에서 실전에 나오기 힘드니 택한 방법이다.
'집중케어'를 받은 조상우는 환골탈태했다.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지명된 조상우는 지난해 투구 시 모자가 벗겨질 정도로 투구 메커니즘이 잡혀있지 않았다. 투구 동작에서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해 몸동작이 컸다. 제대로 포수 미트를 보고 던지지 못해 제구력이 엉망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조상우에 대해 "선발보다는 중간이 어울린다. 장기적으로 보면 바뀔 수도 있지만, 일단은 그렇다"고 말했다.
150㎞대 공을 손쉽게 던지는 파이어볼러. 중간계투도 매력적이지만, 선발로도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염 감독은 "아직은 힘으로 던지고 있다. 작년에 2군에서 던질 때 투구수 60개가 넘어가면 힘이 떨어지더라. 1군에선 50개도 안돼 힘이 떨어질 것이다. 선발에 와도 의미가 없다"고 했다.
힘에 의존한 투구지만, 짧은 이닝에 전력투구하는 중간계투로서는 괜찮다. 염 감독은 "중간에서 30~40개까지는 힘으로 던져도 괜찮다. 제구만 잡히면 된다"며 "점차 투구 메커니즘을 익히고, 쉽게 던지는 법을 깨닫게 되면 긴 이닝을 던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선발로 가는 게 정답은 아니라고 봤다. 그는 "이제 마운드가 분업화되지 않아나. 선발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오승환 같은 마무리가 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그렇게 자신에게 맞는 보직을 찾아가는 것"이라며 웃었다.
조상우가 불펜에 적합한 이유는 또 있었다. 염 감독은 "슬라이드 스텝이 1.10초 정도밖에 안 된다. 늦어도 1.20초 안에는 다 들어온다"며 "슬라이드 스텝이 이 정도면 포수가 도루를 쉽게 잡을 수밖에 없다. 견제 동작도 빠르다"고 했다.
슬라이드 스텝이 1.10초면 최고 수준이다. 대개 1.20초 안에는 들어와야 주자에게 도루를 내주지 않는다고 보는데 조상우는 이미 이 부분에 있어선 합격점을 받는 셈이다.
염 감독은 "상우가 타이밍 싸움도 할 줄 알더라. 주자가 나가면, 투구 패턴이 빨랐다 느려졌다 한다"며 "중간계투나 마무리투수로서 장점을 많이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9개 구단 중 최고의 화력을 자랑하는 넥센, 마운드에도 영건들이 나타나고 있다. 조상우의 가세로 한층 두터워진 불펜진, 올시즌 넥센을 눈 여겨 봐야 할 것 같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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