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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김연아에게 왜 '특례 훈장'을 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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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발치는 비난 여론속에 정부의 선택은 '특례조항'이었다. '국민 사기진작과 국위를 선양했다고 특별히 인정하는 종목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행정안전부 장관과 협의, 일정 가산점을 부여 훈격 조정이 가능하다'는 특별조항으로 급한 불을 껐다. 올림픽 종합성적 10위 이내 및 2연패, 아시안게임 종합 2위 이내 및 3연패, 올림픽-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을 동시 석권, 올림픽 및 아시안게임 최초 메달 획득 또는 세계신기록 등의 자격에 부합했다. 김연아가 청룡장을 받게 됐다는 사실에 만족할 일이 아니다. 올림픽 최초의 피겨 금메달리스트, 세계신기록 보유자 김연아가 '특례규정' 없이 정상적인 서훈 기준에 따라 '당연히' 청룡장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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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훈장은 훈격에 따라 청룡장 맹호장 거상장 백마장 기린장 포장으로 나뉜다. 2014년부터 개정, 적용된 청룡장(체육훈장 1등급) 서훈기준은 1500점이다. 올림픽 금메달은 600점, 은메달은 360점, 동메달은 200점이다. 국제대회에서 서훈에 상응하는 점수를 획득한 선수는 직접 소속 연맹이나 협회를 통해 대한체육회에 서훈을 신청한다. 대한체육회가 문체부에 서훈을 요청하면, 정부가 관계부서와 심사 후 훈장을 수여한다. 올림픽, 아시안게임 직후나 은퇴를 앞두고 점수를 정산해 훈장을 신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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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영웅' 박태환은 베이징,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600점), 은메달 3개(360×3=1080점), 아시안게임에서 6개의 금메달(150×6=900)을 획득했다. 박태환의 서훈 점수는 이미 3000점을 상회한다. 최초의 수영종목 금메달리스트이자 그랜드슬래머인 만큼 '특례규정'에도 당연히 부합한다. 그러나 박태환은 대한수영연맹, 체육회를 통해 신청을 해야 청룡장을 받을 수 있다. 박태환의 훈장은 왜 국가가 먼저 챙겨주지 않는가.
이밖에도 숨은 사례들은 많을 것이다. 정부가 '소치 영웅'들의 활약을 치하하고, 청룡장을 챙겨주겠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 일이 여론에 떠밀려 또다른 선수들을 소외시키는 일이 돼서는 안된다. 국가가 주는 명예로운 훈장은 절차나 방법에 일관된 원칙이 있어야 한다. 향후 국가가 선수들의 공적을 데이터베이스화해, 국제대회 직후 청와대 오찬에서 서훈 대상자에게 훈장을 걸어주는 의식을 제도화한다면 좋을 것이다. 여론을 달래는 '일회성 이벤트'보다 선수 모두를 위한 진심, 진정성 있는 제도 개선이 먼저여야 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