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전을 넘어 '저속'이라는 단어가 딱 어울렸다.
중국 취재진들의 도 넘은 횡포가 황선홍 포항 감독의 얼굴을 일그러지게 했다. 1일(한국시각) 중국 지난의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14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본선 조별리그 E조 4차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황 감독은 중국 취재진의 황당한 질문 공세에 시달려야 했다.
첫 질문부터 날을 세웠다. 중국 취재진은 지난달 18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펼쳐진 산둥과의 ACL 3차전에서 나온 장면을 걸고 넘어졌다. 고무열이 파울을 범했음에도 주심이 휘슬을 불지 않았다는 것이다. 산둥 측이 제공한 조선족 통역의 발음 탓에 "질문의 의미를 모르겠다"고 말했던 황 감독은 재차 이어진 질문에 "판정은 주심이 하는 것이다. 나는 그 장면을 못 봤다. 내일 경기에 대한 질문을 하는 자리가 아닌가 싶다"고 정중하게 질문을 받아넘겼다. 상황을 지켜보던 아시아축구연맹(AFC) 매치 코디네이터가 제지에 나설 정도로 중국 취재진들은 황당한 질문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러나 중국 취재진은 아랑곳 않고 '오늘 기자회견에 한국어 통역이 제공되어 만족스러운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포항 원정 당시 기자회견에 자신들에게 중국어 통역을 제공하지 않았다며 터뜨렸던 불만의 화살을 황 감독에게 돌린 것이다. 결국 보다 못한 임정민 포항 주무가 "내일 경기에 대해서만 질문을 해 달라"고 선을 긋고 나서기에 이르렀다.
황 감독은 산둥전 필승을 다짐했다. 그는 "원정 경기는 항상 어려웠다"며 "포항만의 축구를 한다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다. 내일 경기는 반드시 승리하고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주장 김태수도 "내일 좋은 경기 펼치도록 하겠다. 최근 3연승 하고 있기 때문에 그 분위기 이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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