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LA 다저스의 기형적인 시즌 초반 일정으로 인해 독특한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각)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호주 개막 2연전 두번째 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류현진은 31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 본토 개막전에도 등판했다.
8일 만의 등판이지만, 백투백 매치였다. 2경기 연속 등판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된 것이다. 이는 올스타 브레이크가 껴야 등장할 수 있는 진기록이다. 류현진 이전에 다저스 역사상 두 차례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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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이날 88개의 공을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23일 경기에서 발톱 부상 여파로 87개를 던진 데 이어 또다시 90개를 넘기지 못했다. 7회까지 완벽한 피칭을 이어가고 있었기에 더욱 아쉬운 강판이었다.
류현진이 먼저 7회를 마친 뒤, 교체를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 감소와 피로감이 이유였다. 돈 매팅리 감독 역시 무리하지 않았다. 그는 5일 열리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 개막전에 류현진을 내보낼 구상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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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의 강판은 패배로 이어지고 말았다. 1-0으로 앞선 8회말, 류현진에 이어 등판한 브라이언 윌슨이 3실점하며 승리를 날려 버렸다. 사실 다저스 코칭스태프는 마무리 출신 불펜투수가 3명이나 포진한 다저스 중간계투라면 8,9회는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봤을 것이다.
결과가 아쉬웠지만, 달라진 류현진의 위상을 살펴볼 수 있다. 호주 개막 2연전에 미국 본토 개막전, 그리고 홈 개막전까지 류현진이 책임지게 됐다. 중요한 경기마다 류현진이 나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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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다저스의 기형적인 초반 일정에 클레이튼 커쇼가 호주 개막전, 본토 개막전, 홈 개막전 모두 나설 것이란 예상이 있었다. 22일과 23일 호주에서 경기를 치른 다저스는 31일 본토 개막전을 치른 뒤, 하루를 쉬고 2,3일에 샌디에이고와 두 차례 더 맞붙는다. 4일 또다시 휴식을 취한 뒤, 5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샌프란시스코와 만나는 일정이다.
하지만 커쇼 대신 류현진이 이 중책을 맡았다. 커쇼가 등 근육 통증을 호소해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대체자로 류현진이 선택됐다.
류현진은 다저스 선발진의 구세주와 같다. 사실 호주 개막 2연전에도 커쇼와 잭 그레인키의 원투펀치가 나설 것으로 보였지만, 시범경기에서 종아리를 다친 그레인키 대신 류현진이 두번째 경기에 나섰다.
여기에 에이스 커쇼마저 귀국 후 갑작스레 등근육 통증을 호소해 류현진이 대체자로 선택됐다. 류현진 역시 호주에서 주루 플레이 도중 발톱 부상을 입었지만, 빠른 회복세를 보여 본토 개막전 등판의 영광을 안았다.
평소 같았으면, 경미한 부상이라도 휴식을 주는 게 맞다. 하지만 시즌 초반 승수를 포기할 수는 없는 법이다. 투수진의 연쇄 부상에 류현진이 중책을 맡게 됐다. 그만큼 다저스가 류현진을 신뢰한다는 증거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왼쪽)의 빈 자리는 류현진이 메우고 있다. 덕아웃에서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는 커쇼와 류현진. 스포츠조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