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군에서 계속 선발로 던진다."
오디션에 내보낸 아들을 보는 듯 하다고 했다. 넥센의 고졸 신인 하영민(19)이 13일 대전 한화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깜짝 승리를 거뒀다. 5회까지 72개의 공을 던지며 3안타 2볼넷을 내줬고, 탈삼진 1개를 기록했다. 역대 다섯번째 고졸 신인의 데뷔전 승리였다.
하영민은 광주 진흥고를 졸업하고 올해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넥센에 지명됐다. 키 1m80에 몸무게 68㎏, 얼핏 보면 야구선수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작고 호리호리한 체형이다.
마른 몸이 사령탑인 염경엽 감독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염 감독은 하영민의 승리가 확정되자, "내가 더 긴장됐다. 마치 오디션에 내보낸 아들을 보는 것 같았다"며 웃었다.
염 감독은 하영민의 경기 운영 능력을 칭찬했다. 하영민은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아니다. 직구 최고구속 146㎞를 기록하긴 했지만, 힘 보다는 정확한 컨트롤을 바탕으로 한 경기 운영이 돋보였다. 주무기인 슬라이더에 체인지업을 섞어 완급조절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72개의 공 중 직구가 31개, 슬라이더 14개, 커브 3개, 체인지업 24개였다.
적절한 레퍼토리로 상대의 타이밍을 효과적으로 뺏었고, 체인지업을 통한 완급조절 역시 신인답지 않았다.
염 감독은 "생각했던대로 좋은 모습이 나왔다. 경기 운영도 좋았고, 강약 조절도 훌륭했다. 1회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잘 풀렸다. 전체적으로 포수 허도환이 리드를 잘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영민은 5회까지만 소화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당초 90개 가량의 투구수를 생각했지만, 일찌감치 교체해줬다. 염 감독은 이에 대해 "공에 힘이 조금 떨어졌다. 좋은 과정에서 빼 다음 경기에서 잘 이어가도록 하는 게 도움 된다고 판단했다. 뒤에 승리조로 4이닝을 운영하면 이길 수 있겠다 생각했다"고 밝혔다.
염 감독은 하영민의 투구에 "100점 만점에 90점"이라고 했다. 그는 "이 정도면 자기 할 일은 다 했다. 앞으로 1군에서 선발로 던진다. 휴식일이 있어 일단 엔트리에서 말소되는데 그 다음 로테이션 때 들어올 것"이라고 했다.
대전=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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