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터질 지는 모른다. 하지만 일단 한번 터지면 피해가 엄청나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내야의 돌발 실책에 휘청인다.
KIA의 수비, 올 시즌 실책을 자주 범하고 있다. 16일까지 13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한화 이글스(14개)에 이어 NC 다이노스와 함께 최다실책 공동 2위다. 그런데 NC는 현재까지 리그 1위인 반면, KIA는 리그 6위에 머물고 있다. 일단 한화는 논의에서 제외한다. 그러나 실책수가 똑같은 두 팀이 1위와 6위로 순위가 크게 엇갈린 점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실질적으로 KIA의 실책은 결정적인 패배를 부른 경우가 많았다. 말하자면, 실책의 치명도가 엄청났다고도 할 수 있다. 한 번에 경기 자체를 뒤흔들고 결과를 바꿔버릴만 한 실책이 수 차례 나왔다.
특히 KIA의 내야에서 갑작스럽게 나오는 실책은 팀에 공포를 전해준다. 그만큼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가까운 사례를 보자. 일단은 16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 KIA는 믿었던 외국인 선발 D.J.홀튼이 뜻밖의 난조를 보이며 초반 대량실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2회 이후 팀 타선이 살아나면서 결국 6-6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상황에서 경기는 팽팽하게 후반으로 흘렀다. 보통 이런 경기는 어느 팀이 잘하느냐보다 어느 팀이 실수하지 않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이번에 웃은 팀은 한화. 실수는 KIA가 저질렀다. 6-6이던 8회초 2사 1루. 타석에 나온 한화 정근우가 3루수 쪽으로 깊은 타구를 날렸다. 앞서 대타로 나왔다가 이번 이닝부터 3루 수비로 들어간 KIA 박기남은 이 공을 일단은 잘 잡았다. 박기남은 전천후 백업 내야수다. 수비력이 안정적이다. 비록 정근우의 발이 빠르고, 타구가 깊었지만 정확하게만 송구하면 1루에서 아웃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했다. 그랬으면 이닝 종료다.
하지만 이런 시나리오는 끝내 현실에서 이뤄지지 못했다. 박기남의 송구는 원바운드가 됐고, 1루수 브렛 필이 잡지 못했다. 실책이다. 이닝이 끝날 상황이 돌연 2사 2, 3루로 바뀌었다. 마운드에 선 투수 임준혁에게는 무척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결국 임준혁은 후속 이용규에게 좌중간 외야를 완전히 가르는 2타점 3루타를 내줬다. 이게 이날의 결승타였다. 한 번의 실책이 경기의 운명을 바꾼 것이다. 정확한 송구를 하지 못해 박기남의 실책으로 기록됐지만, 1루수를 맡은 필 역시도 공을 제대로 잡지 못한 점을 지적받기에 충분하다.
올해 KIA는 유독 이런 식으로 한 번의 내야 실책이 결정적인 패배를 부른 적이 많다. 이 경기 말고도 지난 13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3대6 패)에서도 1-0으로 앞서던 3회초 2사 1, 3루에서 실책 하나가 역전 패배를 불렀다. 1루 주자 전준우의 2루 도루 시도 때 포수 차일목이 2루 송구를 했는데, 이를 2루수 안치홍이 전준우와 충돌하며 잡지 못했다. 그 사이 3루 주자 문규현이 홈인. 차일목의 송구 방향도 문제였지만, 안치홍의 커버도 늦었다.
뿐만 아니라 지난 3월 3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도 3-2로 앞선 4회에 나온 안치홍의 실책이나 4월10일 목동 넥센 히어로즈전 때 5회 이범호의 실책 등이 패배를 부른 사례로 꼽힌다. 이 실책이 나온 이닝에서 상대팀에 결승점을 헌납했기 때문이다.
KIA는 지난해 8위로 추락한 이후 마무리 훈련과 스프링캠프에서 수비 훈련에 엄청난 공을 들였다. 수비력이 많이 안정됐고, 백업수비진도 단단해졌다는 평가를 들었다. 그러나 실전에서 이런 식으로 치명적인 실책이 빈번하게 나오면 '명예회복'의 길은 힘겨울 수 밖에 없다. 실책을 줄이지 못하면, 영광은 없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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