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김시진 롯데 자이언츠 감독(56)의 용병술이 달라졌다. 한 박자 빠르다. 또 냉정하다.
지난해에 비하면 무척 과감해졌다. 김 감독은 지난해 투수 교체 타이밍을 늦게 가져갔다. 요즘은 빠르다는 느낌을 가질 정도로 신속하게 대처한다.
그는 이번 2014시즌 전에 "끝장을 보겠다" "단디하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지난 10일 베테랑 조성환(38) 장성호(37) 용덕한(33)을 1군에서 제외했다. 9일 LG에 역전패를 당한 후 곧바로 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 대신 히메네스 장성우 김사율을 1군 등록했다. 히메네스는 올라오자마자 10일 LG전에서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쳤다.
팀의 고참 선수들을 한꺼번에 2군으로 내려보내는 게 부담스런 결정이다. 팬들의 따가운 질책과 시선을 감수해야 한다. 실제로 그런 지적이 었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무게감있는 고참들이 주전 자리를 잡지 못하고 벤치에 앉아 있는 모습이 길어지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봤다. 결과적으로 히메네스가 끝내기를 쳐주면서 그 결정은 잘 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김 감독은 지난 12일 심수창을 2군으로 내려보냈다. 심수창은 11일 KIA전에서 3이닝 5실점하고 첫 세이브를 올렸다. 그리고 바로 짐을 싸서 상동구장으로 가라는 통보를 받았다. 심수창은 김 감독이 지난해말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넥센에서 뽑아 왔다. 김 감독이 넥센 사령탑이었을 때 LG에서 심수창을 영입했었다. 또 한양대 선후배 사이다. 롯데가 심수창을 데려왔을 때도 김 감독과 심수창의 오랜 인연에 주목하는 시선이 있었다.
김 감독은 동계훈련부터 심수창에게 분명하게 말했다. "기회는 준다. 단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어쩔 수 없다." 김 감독은 11일 KIA전을 보고 심수창이 당분간 1군에서 할 역할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1년 전이었다면 김 감독은 이 정도까지 매몰차지 못했을 것이다. 선수들에게 한 번 이라도 더 기회를 주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는 기본적으로 선수들에게 믿고 맡기는 야구를 하는 지도자다.
하지만 그에게 이번 시즌은 끝을 봐야할 전쟁터다. 마냥 '선수들이 해주겠지'라고 생각할 수 없다. 벤치에서 한발 빠르게 대처하고 움직인다.
가장 잘 드러나는 게 투수 교체다. 한 타이밍 빠르게 가져가고 있다. 특히 불펜 투수들을 자주 바꾼다. 좀더 던져도 되겠다고 생각되는데도 새로운 투수를 올린다.
일부에선 이걸 두고 김시진 감독이 지나치게 '좌우놀이'에 집착한다고 꼬집는다. 좌타자에 좌투수가 일반적으로 더 강하다는 야구 속설에 너무 의존한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두 가지 이유로 설명한다. 첫째는 불펜 투수들의 투구수를 최대한 적게 조절해주면서 잦은 등판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선발 투수들이 긴 이닝을 버텨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 부담이 불펜으로 넘어오고 있다. 다른 하나는 확실한 불펜 투수가 없기 때문에 그 짐을 여럿이 나눠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확률상 조금이라도 더 성공 확률이 높다는 '좌우놀이'도 해보는 것이다.
김 감독은 이렇게 말한다. "올해는 문제가 있으면 더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이다. 뭐든지 다 해볼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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