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외국인 타자 펠릭스 피에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적극적인 플레이와 돋보이는 행동들 때문이다. 물론 그 행동들에는 진심이 담겨있어 더욱 사랑받는 것이다.
피에는 올초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때 손가락 부상 때문에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해 김응용 감독의 애를 태웠다. 김 감독은 당시 "피에가 나만 보면 피해 다닌다"는 농담으로 피에의 복귀를 무척이나 기다렸다. 시즌이 시작된 후 피에는 특별한 행동으로 주목을 받았다. 첫 타석에 들어설 때 배트로 심판과 상대팀 포수의 엉덩이를 툭 치는 기이한 행동을 한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뛸 때부터 친분의 표시로 해온 단순한 행동일 뿐이지 다른 뜻은 없다고 했지만, 한국 야구에서는 해석이 달랐다. 지난 16일 광주 KIA전에서는 선발 클레이가 난조를 보이자 외야에서 내야로 뛰어와 "진정하라"는 의사를 직접 표시하기까지 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들을 여러차례 보여준 '덕분'인지 피에의 인지도는 갈수록 높아졌다.
그러나 피에는 어디까지나 한화를 위해 뛰고 있는 야수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실력으로 보여주고 있다. 23일 대전 두산전에서 피에는 솔로홈런 1개를 포함해 3타점을 올렸다. 이날 현재 19개의 타점으로 SK 와이번스 박정권과 함께 이 부문 공동 1위로 올라섰다. 피에는 홈런을 친 뒤 3루 베이스를 돌 때 이종범 주루코치와 거수 경례를 주고 받는 장면 때문에 화제가 되고 있다. 2000년대 중반 한화 타선을 이끌었던 타자 데이비스를 연상시킨다. 이날도 7회말 홈런을 터뜨린 뒤 3루에서 이 코치에게 거수 경례를 한 뒤 힘차게 홈을 밟았다.
피에는 시즌초 3번타자를 맡다가 최근에는 5번타자로 자리를 옮겼다. 타순의 특성상 3번보다는 5번에 어울리는 타자라는게 한화측의 설명이다. 피에 본인도 "3번보다는 5번으로 나서는게 편하다. 부담이 덜하다"고 밝혔다. 피에는 지난 19일 대전 LG전부터 이날 두산전까지 최근 4경기에서 7안타, 2홈런, 9타점을 뽑아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5번 타순으로 옮긴 뒤 찬스가 더욱 많아졌고, 집중력도 높아졌다는 이야기다.
수비도 걱정할 것이 없다. 가끔 우스꽝스러운 동작으로 포구를 하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기본적인 플레이에 대한 원칙과 능력에는 소홀함이 없다는게 한화 코칭스태프의 평가다. 워낙 발이 빠르고 적극적이기 때문에 수비 폭도 넓다.
요즘 피에가 타석에 들어설 때면 야구장이 떠나갈 듯 함성과 환호가 쏟아진다. 피에에 대한 대전 팬들의 사랑과 성원이다.
대전=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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