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승은 투수에겐 꿈이다. 리그를 지배하는 최고 에이스가 거둘 수 있는 숫자다. 선발이 로테이션대로 돌아가는 현대 야구에서 20승은 너무나 달성하기 어려운 승수. 본인이 잘던져야 하고 타선과 수비, 불펜진의 도움이 있어야 달성할 수 있다. 한국프로야구에서 2000년대에 20승을 기록한 선수는 2007년의 두산 리오스(22승)가 유일하다.
9개 팀의 불안정한 체제가 될 때 여러 전문가들이 오히려 20승 투수가 나올 수 있는 기회라고들 했다. 팀당 경기수가 128경기로 줄었지만 휴식기가 있어 에이스급 투수들의 등판 기회는 더욱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한달에 한번 꼴로 월요일을 포함한 나흘간의 휴식기를 거치면서 각 팀들은 투수 로테이션을 정비할 시간을 얻는다. 다시 1선발부터 투입시킬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가장 많이 선발 등판한 투수는 LG의 리즈로 32번이었고 29번 이상 선발 등판한 투수들이 11명이나 나왔다. 2012년만해도 최다 선발등판은 넥센 나이트의 30번이었고 LG 주키치가 29번 마운드에 올랐다. 즉 9팀의 불균형 체제에서 에이스급 투수들이 2∼3번의 등판기회를 더 얻었던 셈이다.
그러나 지난해 최다승은 삼성 배영수와 SK 세든이 기록한 14승이었다. 그만큼 확실한 에이스가 없었다는 얘기가 된다.
올해도 20승 투수를 기대하긴 쉽지 않다. 시즌의 3분의 1정도가 지났는데 최다승이 5승에 불과하다. 두산 니퍼트와 유희관, NC 웨버, 롯데 유먼, 장원준, 삼성 장원삼, SK 박정배가 5승으로 나란히 다승 공동 선두에 올라있다.
그래도 극심한 타고투저 속에서 예전보다 많이 얻어맞고 있지만 그래도 꿋꿋하게 버틴 결과다.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도 불펜진이 동점이나 역전을 허용해 승을 쌓지 못한 경우도 더러 있다.
자칫 지난해처럼 다승왕이 15승을 넘기지 못할 수도 있을 듯. 현재의 추세를 본다면 다승왕은 15승 정도에 그칠 수 있다.
그렇다고 희망을 일찍 접을 순 없다. 아직도 20승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놔야 한다. 투수의 실력과 팀전력의 시너지로 20여 경기에서 15승 이상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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