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캡틴' 박지성(33)이 소속팀 유니폼을 입고 팬들과 마지막으로 만나는 PSV 에인트호벤 코리아투어 1차전. 2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 반가운 얼굴이 나타났다. 조광래 전 A대표팀 감독이었다. 대표팀 전·현직 감독의 일원으로 20일 파주NFC(국가대표팀 트레이닝 센터)에서 홍명보 월드컵대표팀 감독을 격려한 그는 경남 진주로 돌아가지 않고 이틀간 서울에 머물렀다. 수원에서 열리는 박지성의 '은퇴경기'를 직접 보기 위해서였다.
제자가 PSV 유니폼을 입고 뛰는 모습을 눈에 담고 싶었다. 킥오프 순간부터 조 감독은 박지성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았다. 표정에는 미소와 안타까움이 공존했다. "경기 하는거 보니 아직 마음같아서는 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참 아쉽지만 꼭 축하해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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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45분이 금세 지나갔다. 조 감독은 하프타임 때 전광판을 주시했다. 태극마크를 단 박지성의 활약 영상이 나오고 있었다. 박지성이 2002년 한-일월드컵 포르투갈전에서 왼발 결승골을 터트리는 장면이 나오자 그는 환하게 웃으며 박지성에게 큰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박지성이 후반 6분 교체 아웃돼 그라운드를 빠져 나오자 그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진하게 묻어 나왔다.
"지성이가 나와 같이 있을 때 대표팀 은퇴를 했다. 오늘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하는 장면을 보니 카타르아시안컵 때 대표팀 마지막 경기를 치르고 후배들이 헹가래하던 장면이 떠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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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은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당시 사령탑이 조 감독이었다. 조 감독은 곧 3년전으로 기억을 되돌렸다. 그는 "카타르아시안컵에서 '만화 축구'를 했는데 지성이가 '한국이 이런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다. 맨유에서도 이런 플레이를 한다.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식으로 한국 축구가 나아가야 한다'고 말을 해줬다. 감독에게 상당히 큰 힘이 되는 말이었다"며 박지성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조 감독이 바라 본 박지성의 축구 인생은 한마디로 '아름다움'이었다. "차범근 감독이 독일에 진출해서 한국의 유럽 축구의 역사를 새로 썼지만, 지성이는 유럽과 더불어 한국이 큰 무대(월드컵)에서 쓴 역사를 모두 함께 했다. 지성이의 축구를 되돌아보면 참 아름다운 장면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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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박지성과 만나 인사를 나눈 조 감독은 7월에 열리는 박지성의 결혼식에 참석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제2의 인생을 여는 제자를 축복해주기 위해서다. 조 감독은 '예비 신랑' 박지성에게 따뜻한 조언도 건넸다. "지성아, 결혼 생활 단디해라." '단디해라'의 의미를 물었더니 조 감독이 웃으며 답했다. "대표팀에서 '단디해라'고 했을 때는 '자율 속에서 책임을 가지라'는 얘기였다. 이제부터는 지성이가 그라운드가 아니라 가정에서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다." 수원=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