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3번 타자 손아섭(26)은 욕심이 참 많은 선수다. 그는 10경기 이상 연속 안타 행진을 하고 있을 때도 "타격감이 좋지 않다"고 진지하게 말한다. 손아섭의 그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그가 생각하는 좋은 타격감의 상태가 너무 이상적인 수준이기 때문이다. 손아섭이 생각하는 정확한 타이밍에 배트의 정확한 핫 스팟에 맞아 생각하는 곳으로 날아가야 한다.
손아섭은 지난 2년 연속 최다 안타 타이틀을 차지했다. 안타 제조기라는 애칭이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손아섭의 타격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를 많이 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손아섭은 좌타자다. 발이 빨라 내야 안타도 많다. 스윙이 짧고 간결하다. 류 감독 말에 따르면 손아섭의 스윙 궤적이 날아오는 공에 맞는 면적이 많다. 스즈키 이치로 처럼 몸이 앞으로 나가면서 배트로 공을 맞힌다.
이번 시즌 개인 성적은 타율 3할4푼6리(이하 24일 현재), 62안타, 4홈런, 22타점, 득점권 타율 3할2푼을 기록했다.
그런 손아섭이 최근 5경기에서 18타수 3안타를 쳤다. 지난 24일 울산 KIA전, 22일 포항 삼성전에서 나란히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 기간 동안 타점은 하나도 없었다. 삼진 아니면 땅볼이 대부분이었다. 손아섭은 경기 도중 범타로 물러난 후 롯데 벤치 옆 벽에 기댄 채 한참 동안 생각에 잠기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손아섭이 좋은 타격감을 갖고 있는 건 아니지만 이 슬럼프가 오래갈 것으로 보지 않았다.
현재의 손아섭은 타석에서 지나치게 공격적이고 너무 서두르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일단 상대 투수들이 손아섭을 철저하게 경계한다. 실점 위기에서 손아섭을 만나면 주로 좌투수를 올린다. 어김없이 배트를 짧게 쥐는 손아섭의 먼 바깥쪽에 떨어지는 변화구를 던진다.
안타를 쳐야 한다는 조급함 때문에 나쁜 공에 배트를 돌리는 경우가 많아졌다. 스스로 볼 카운트가 불리해진 상황에서 몸의 무게 중심이 자꾸 앞으로 쏠린다. 이러다보니 뜬공 보다 내야 땅볼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손아섭은 현재 왼 어깨 통증을 참아가면서 출전을 강행하고 있다. 근육이 조금 파열된 상태로 수술이 필요하지만 팀 사정을 고려해 치료를 받아가며 뛰고 있다. 그는 "던지는 오른팔이 아니라서 경기는 할 수 있다. 너무 아플 때는 잠을 자기도 어려울 정도이다"고 말했다.
손아섭의 시원한 장타와 멀티 히트를 본 지 오래됐다. 지난 18일 사직 넥센전 3안타(2루타 1개)가 마지막이었다.
손아섭은 롯데 타선의 마지막 보루와 같은 존재다. 그의 방망이 마저 고개를 숙인다면 롯데에선 기대를 걸 선수가 없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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