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두산 베어스 타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게 '강한 9번'이다.
호타준족의 9번 타자를 배치, 테이블 세터 개념의 확장을 노리는 전술이다. 사실 두산이기 때문에 할 수 있다. 워낙 뛰어난 빠른 선수들이 많다.
민병헌 오재원 허경민 정수빈 등이 있다. 어떤 선수를 테이블 세터로 내세워도 제 역할을 한다. 결국 이들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두산은 '강한 9번'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중거리포 능력을 갖춘 민병헌과 오재원을 1, 2번 붙박이로 전면 배치했다. '강한 9번'이라는 개념은 시너지 효과가 많다. 그러나 호타준족이 많아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전략적으로 더 중요한 1번 타자를 대신해 9번으로 세울 사령탑은 없기 때문이다.
두산의 팀 타율은 3할대다. 뛰어난 야수들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강한 9번의 시너지 효과가 만만치 않다. 1번부터 9번까지 쉴틈없는 압박에 상대 투수는 난타당하기 일쑤다.
그런데 28일 광주 KIA-두산전에서 반대 현상이 벌어졌다. KIA 타이거즈의 신인 강한울 때문이었다. 두산을 상대로 '강한 9번'의 진수를 보여줬다.
3-1로 불안한 리드를 하던 4회말 KIA 공격. 1사 후 강한울은 우중월 3루타를 쳐냈다. 뛰어난 스피드로 가볍게 3루에 안착. 강한 수비 조직력을 갖춘 두산도 막을 수 없었다. KIA는 김선빈의 좌전 적시타로 가볍게 1점을 추가했다.
6회는 더욱 인상적이었다. 선두 타자로 나선 강한울은 두산 선발 이재우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오현택을 괴롭혔다. 10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깨끗한 중전안타를 쳐냈다.
내실 100%의 타격. 이럴 경우 팀 사기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 반면 두산의 분위기는 당연히 떨어지게 된다. 1루수 실책으로 2루까지 진루한 강한울은 김선빈의 좌전 적시타 때 또 다시 홈을 밟았다. 승부처에서 KIA는 귀중한 점수를 비교적 쉽게 얻었다.
이날 두 차례 강한울을 홈으로 불러들인 적시타는 김선빈에게서 나왔다. 최근 부상에서 회복된 주전 유격수. 그의 자리를 대신한 선수가 강한울이다. 이날도 강한울은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런데 2회 안치홍이 빠지면서 김선빈이 유격수, 강한울이 2루수로 배치됐다. 결국 강한울의 맹활약이 김선빈에게 강한 긴장감을 가져다 줬다. 그리고 안치홍의 예상외의 공백도 별다른 문제없이 메워주는 복합적인 효과도 가져왔다. 즉 '강한 9번'으로서 강한울이 팀의 선순환 효과를 불러일으킨 셈이다.
올해 2차 1라운드 5순위로 KIA에 입단한 신인 강한울은 빠른 스피드를 자랑한다. 견고한 수비력과 함께 경기를 치를수록 매서운 방망이 능력까지 뽐내고 있다. 특히 근성있는 끈질긴 승부가 인상적이다.
강한울의 맹활약으로 KIA는 두산이 추구하는 '강한 9번'의 시너지 효과를 그대로 보여줬다. KIA는 28일 두산에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그래도 위안거리는 있다. 광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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