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는 지난달 2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부터 31일 대전 SK 와이번스전까지 6연패를 기록했다. 그리고 LG 트윈스에 밀려 최하위로 처졌다. 27일 대전 NC 다이노스전부터는 5경기 연속으로 선발투수가 패전을 안았다. 지난 30일 대전 SK전에서 6이닝 4실점한 안영명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의 선발들이 모두 4회도 채우지 못하고 5점 이상을 내주고 조기 강판했다. 믿었던 외국인 투수 클레이와 앨버스가 NC를 상대로 각각 2⅓이닝 7실점, 3⅔이닝 7실점했다. 이 때문에 연패가 길어졌다.
한화 김응용 감독은 1일 대전 SK전을 앞두고 "초반 선발들이 무너지고 방망이도 안맞으니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한화의 선발은 이태양이었다. 이태양은 김 감독의 신뢰감이 비교적 큰 투수다. 이태양은 지난해 스승의 날에 김 감독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감독님, 건강하십시오. 언젠가 1군으로 불러주십시오"라며 '배짱' 넘치는 안부 전화를 한 사연이 있다. 김 감독은 당시 이태양이 감사 전화를 했다는 사실을 취재진에게 자랑하듯 전하기도 했다.
그런 이태양이 데뷔 첫 승의 감격을 안았다. 이날 이태양은 7이닝 동안 5안타를 맞고 1실점하는 눈부신 피칭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한화의 9대3 승. 2010년 프로 입단 후 42경기 만에 거둔 첫 승이었다.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113개의 공을 던지면서, 볼넷은 1개를 내줬고 삼진은 6개를 잡아냈다. 2회 1사후 SK 박정권에게 147㎞ 직구를 몸쪽 낮은 코스로 던지다 우월 솔로홈런을 허용한 것이 유일한 흠이었다.
직구(60개)와 포크볼(31개)을 주로 던졌고, 간혹 슬라이더, 커브를 섞으며 SK 타선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삼진 6개 가운데 포크볼을 결정구로 삼아 잡은 게 4개나 됐다. 떨어지는 각도와 제구력 모두 발군이었다.
초반에는 다소 불안했다. 1회 1사후 박계현에게 우익수 오른쪽 2루타를 맞은 이태양은 계속된 2사 1,3루의 위기에서 한동민을 유격수플라이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2회 박정권에게 홈런을 내준 뒤로는 안정을 찾았다. 2회 2사 1루서 조동화를 좌익수플라이로 잡은 이후 5회까지 10타자를 연속 범타로 돌려세웠다. 6회에는 안타 2개를 내줬지만, 실점없이 이닝을 마쳤다. 7회에는 1사후 김성현과 나주환을 각각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기세를 이어갔다.
지난 2010년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 36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이태양이 1군에 데뷔한 것은 2012년. 그 이전 두 시즌에는 2군에 머물며 기회를 엿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2012년 7월 18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서 데뷔한 이태양은 2이닝 3실점을 기록한 뒤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지난해에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1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6.23을 기록했다.
올시즌에는 지난 5월 9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에서 7⅓이닝 동안 4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붙박이 선발 기회를 잡았다. 이어 5월 15일 대구 삼성전서 6이닝 5안타 2실점, 21일 목동 넥센 히어로즈전서 5이닝 6안타 3실점으로 3경기 연속 제몫을 해냈다. 5월 27일 대전 NC전서 3이닝 7실점했지만, 이날 5일만의 등판에서는 다시 호투를 했다.
이태양은 경기후 "팀의 연패를 끊어 기분좋다. 새로운 시작이라 생각한다. 1승은 숫자에 불과하고 과정이 중요하다"면서 "야수 선배님들이 많은 도움을 줬다. 지난 경기서 부진해 오늘 잘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했다. 앞으로 아프지 않고 선발로 한 시즌을 보내는게 목표"라고 했다.
대전=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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