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2014시즌, '악전고투의 줄다리기'라고 볼 수 있다. 최대 원인은 주전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이다. 오를만 하면 부상자가 발생해 맥을 끊는다.
그런데도 또 끈질기게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준다. 선동열 감독과 선수단의 '투혼'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최근에도 다시 시즌 세 번째 3연승을 내달리며 반전의 주춧돌을 마련했다. 중위권 확보의 마지노선인 '승률 5할'고지에 다시 -6경기 차가 됐다.
최근의 '3연승'은 의미가 크다. 깊게 침체될 뻔했던 상황을 끈기 있기 돌파해낸 결과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지난 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의 연장 11회 역전승이 큰 힘이 됐다. 천적이었던 삼성을 연장끝에 무너트리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었다. 이후 LG 트윈스와의 잠실 3연전 중에 먼저 2승을 쉽게 따냈다.
이러한 결과를 이끌어낸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김주찬 효과'에서 찾을 수 있다. 부상에서 돌아온 김주찬이 공격 라인에서 상당한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3연승의 과정에서 노장 투혼을 보여준 최영필과 장타력을 과시하고 있는 나지완, 에이스의 본색을 찾은 양현종, '앙팡 테리블' 강한울이 우선 주목받고 있지만, 김주찬의 숨은 효과를 간과해선 안된다.
김주찬은 원래 올시즌 KIA 공격라인의 핵심이었다. 공수주에 걸친 알토란같은 실력으로 팀 득점력 강화의 임무를 맡고 있었다. 실제로 김주찬은 시즌 초반 리드오프 이대형의 뒤에서 2번 타자를 맡아 강력한 테이블 세팅력을 과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김주찬 역시 '연쇄 부상'의 암운을 피해갈 순 없었다. 지난 5월11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2루 도루를 하다가 왼쪽 약지와 새끼손가락 사이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당시 팀은 한창 상승세를 타던 상황. 시즌 두 번째 3연승을 거둔 시점이었다. 김주찬이 빠지지 않았다면 연승의 흐름이 더 길어지면서 완전히 중위권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김주찬이 빠지면서 공격의 연결고리가 약해졌다. 이후 10경기에서 KIA는 2승밖에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김주찬이 5월31일부터 1군에 돌아오자 다시 공격의 맥이 강화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복귀 첫 3경기에서는 감각이 완전치 않아 10타수 1안타에 그쳤던 김주찬은 이후 3경기에서는 14타수 6안타, 타율 4할2푼9리의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하는 중이다.
김주찬이 이렇듯 맹타를 휘두르는 건 KIA로서는 매우 반가운 일이다. 팀에서 가장 결정력이 높은 나지완의 앞에 훨씬 많은 주자가 나갈 기회가 생겼기 때문. KIA는 최근 뛰어난 공격력을 보이던 외국인 타자 브렛 필을 부상으로 잃은 상태다. 필이 3번, 나지완이 4번을 맡았을 때보다 중심타선의 클러치 능력은 크게 약화됐다.
결국 이런 상황에서 득점력을 높이려면 무조건 나지완 앞에 많은 주자가 모아져야 한다. 이런 문제를 김주찬이 해결해주고 있는 셈이다. 김주찬은 부상 전과 마찬가지로 이대형과 함께 테이블세터로 나서고 있다. 더불어 9번 타순에 루키 강한울도 나온다. 세 선수 모두 기동력과 민첩성이 뛰어나다. 더불어 강한울과 김주찬의 타격 감각이 살아난 덕분에 KIA는 세 명의 테이블세터를 지닌 효과를 보고 있다. 이로 인해 KIA는 필이 빠졌더라도 득점력의 약화 현상을 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만약 김주찬의 부상 회복이 늦어졌다거나 타격감이 여전히 살아나지 않았다면 가능하지 않았던 일이다. 물론 '해결사' 나지완의 뛰어난 타격능력이 핵심 요인이지만, 이를 더 효과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던 데에는 김주찬의 복귀효과가 상당했다. 이제 김주찬에게 남은 숙제는 오직 하나다. 이대로 시즌 끝까지 계속 나서기만 하면 된다. 부상만 당하지 않으면 그걸로 족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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