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이 간 부위에 계속 통증이 있다는군요."
KIA 타이거즈의 고질적인 '부상 악령'은 외국인 선수라고 봐주는 법이 없다. 올해 팀의 핵심 타자 역할을 해내던 외인 타자 브렛 필(30)이 '부상 악령'의 마수에 걸리고 말았다. 왼쪽 손등 미세골절이 확진되면서 최소 한 달 정도 공백이 불가피하게 됐다.
필은 원래 지난 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상대 선발 배영수가 던진 공에 손등을 맞아 다쳤었다. 당시 인근 병원에서 검진한 결과 '미세 골절' 판정을 받았다. 흔히 "뼈에 금이 갔다"고 하는 상태다. 그런데 당시 KIA는 필의 부상 상황에 대해 확실한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워낙 미세하게 금이 가 있는 상태라 시간이 지나면 붓기가 가라앉고 자연스럽게 치료가 될 가능성도 있었기 때문이다.
광주로 돌아와 재검진을 받게하고 의료진과 상의를 한 KIA는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상태를 지켜본 뒤 다시 검진을 받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13일에 구단 지정병원인 광주 한국병원에서 세 번째 정밀 검진을 받았다. 그러나 기대만큼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다. 금이 간 부위가 명확해서 치료와 재활이 필요하다. KIA 관계자는 "수술까지는 필요가 없지만, 치료와 재활은 필요하다. 경기에 다시 나오려면 약 한 달 가량 소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KIA 선동열 감독은 이런 보고를 받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선 감독은 "필이 올해 팀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줬는데, 미세 골절로 인해 한 달 정도 못나오게 됐다. 그간 광주에서 1군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하며 복귀에 대한 열의를 보였는데, 아쉽게 됐다"고 말했다. 필은 부상 이전까지 47경기에 나와 타율 3할2푼(178타수 57안타)에 13홈런, 40타점으로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하지만 필의 부상 공백이 당장 큰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선 감독은 "최근 부상에서 복귀한 김주찬의 가세로 테이블세터진의 출루율이 매우 좋아졌다. 여기에 신종길과 안치홍의 공격력이 살아나고 있고, 나지완은 변함없이 제 몫을 해준 덕분에 공격은 무난하게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필의 부상 공백이 길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선 감독은 "그나마 미세 골절이라 다행이다. 어쨌든 재활을 잘 해서 빨리 예전 모습을 되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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