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의 홈런타자와 최고의 좌완 에이스의 대결. 명품 승부가 펼쳐졌다.
넥센-SK전이 열린 20일 목동구장. 3년 연속 30홈런에 3개만을 남긴 홈런 1위 넥센 박병호와 4년만의 완투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 앞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어필한 SK 김광현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이날 역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목동구장에 운집했다. 그들에게도 박병호와 김광현의 대결은 흥미롭기만 했다.
김광현은 1회말 2사 1루서 처음 박병호와 만났다. 결과는 6구만에 헛스윙 삼진 아웃. 김광현은 포수 이재원과 박병호의 약점을 집중분석하고 나온 듯했다. 박병호의 눈높이로 들어가는 높은 공을 계속 해서 던졌다. 흔히 높은 코스의 공은 위험할 것이라 여겨지지만, 이 공이 몸쪽으로 원활히 제구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결국 세 차례나 헛스윙을 유도한 끝에 삼진을 잡았다. 3회 2사 2루서 만난 두번째 타석에서는 우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이번엔 주무기인 슬라이더로 범타를 유도했다.
5회 세번째 맞대결이 백미였다. 2사 1,2루의 실점 위기. 김광현은 1회와 달리, 바깥쪽으로 허를 찌르는 직구를 던져 카운트를 잡았다. 2B0S에서 순식간에 2B2S가 됐다. 침착하게 볼 하나를 골라내 풀카운트. 김광현은 강력한 직구를 던졌다. 박병호가 약점을 보였던 그 코스였다.
공은 배트 중심을 비켜갔고, 높이 뜬 타구가 되고 말았따. 내야 높이 뜬 타구. 하지만 내야 조명에 가려진 게 문제였다. 1루수 박정권이 타구를 놓치고 말았다.
2루주자 서건창은 홈을 밟은 상황. 하지만 다시 2루로 돌아가야 했다. 파울 판정이 난 것이다.
박정권이 포구하지 못하는 과정에서 타구는 글러브에 맞지 않고 그라운드에 떨어졌다. 크게 바운드된 타구는 오른쪽 파울라인으로 나가버렸다. 파울이었다. 넥센 벤치에서 글러브에 닿은 게 아니냐는 어필을 했지만, 중계화면상으로도 글러브에 맞지 않고 그라운드에 튀긴 뒤 파울라인을 벗어났다.
흔히 보기 힘든 파울 타구였다. 파울이 되면서 한 차례 더 맞붙을 기회가 생겼다. 김광현은 몸쪽 낮은 코스로 가장 자신 있는 슬라이더를 꽂았다. 박병호의 배트는 허공을 갈랐다.
김광현은 주먹을 불끈 쥐며 펄쩍 뛰었다. 진기한 승부를 본 스카우트들도 활짝 웃으며 대화를 나눴다.
목동=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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