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2010년!'
KIA 타이거즈 좌완 에이스 양현종이 다시 최절정기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벌써 시즌 9승(4패)째. 다승 부문 공동 1위다. 이 기세라면 지난 2010년에 달성했던 자신의 개인 한 시즌 최다승(16승)에도 도전해볼 만 하다. 여러모로 양현종의 현재는 2010년과 닮았다.
2010시즌. 당시 프로 4년차의 '앙팡 테리블'이었던 양현종은 팀의 에이스역할을 해냈다. 그해 30경기에 등판해 16승(8패)을 따냈다. 평균자책점이 4.25로 높았던 것이 옥에 티라고 할 수 있지만, 당시의 양현종은 거침없이 던졌다. 150㎞에 달하는 강속구를 뻥뻥 뿌려대면서 슬라이더로 타자를 속였다.
2010년 당시 전반기의 페이스로는 '20승'에도 도전해볼 만 했다. 양현종은 2010년 6월30일까지 딱 15경기에 등판해 10승(2패)을 따냈다. 평균자책점도 3.15로 괜찮았다. 해당 시점에서 SK 와이번스 김광현(10승2패)과 함께 다승 공동 1위였다. 오히려 지금 LA다저스에서 맹활약 중인 류현진(당시 한화 이글스)보다 승수가 많았다. 류현진은 평균자책점이 1.86으로 뛰어났지만, 타선의 도움을 제대로 받지 못해 9승(4패)에 머물러있었다.
그때와 비교하면 올해 양현종의 페이스는 썩 뛰어나다고 하긴 어렵다. 똑같은 경기를 치렀지만, 승수가 적고 평균자책점은 매우 높다. 하지만 양현종이 2010년보다 적은 승리를 따낼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오히려 당시에 비해 더 많은 승리를 따낼 수 있는 요인이 있다. '16승'에 플러스 알파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양현종의 성장이다. 현재의 양현종과 2010년의 양현종을 비교할 수는 없다. 4년의 세월이 지났다. 그 사이 양현종은 개인적으로 엄청난 시련을 경험해야 했다. 2010년의 대성공과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로 금메달을 딸 때까지가 '행복'이었다면 그 이후의 시기는 '불행'으로 점철됐다.
2011시즌부터 계속 어깨 상태가 좋지 않아 내리막길을 걸은 것이다. "양현종은 끝났다"는 말을 하는 이도 있었다. 하지만 양현종은 묵묵히 자기의 할 일을 했다. 계속 뛰었고, 공을 던졌다. 그 시련을 속으로 이겨내면서 성장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그 성장의 결실이 나타나는 듯 다승(9승)과 평균자책점(2.15)에서 6월 하순까지 단독 1위를 질주했었다.
그러나 6월2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투구 도중 옆구리 근육을 다치며 또 시련이 생겼다. 이번에는 높은 곳까지 비상했다가 한번에 추락한 사례다. 이후 양현종은 시즌 종료 때까지 1승도 추가하지 못했다. 투수에게는 엄청나게 쓰라린 경험을 한 셈이다.
하지만 양현종은 이런 일에도 무너지지 않았다. "운이 없었을 뿐"이라고 툴툴 털어내면서 다시 훈련에 매진했다. 어떻게든 다시 명예를 회복하고 10승 이상을 달성하기 위해 오키나와 캠프에서 뛰고 또 뛰었다. 그 결실이 올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양현종은 실패를 많이 겪었던 투수다. 그렇기 때문에 또 다른 실패를 피해갈 수 있고, 힘든 일이 닥쳤을 때에도 굳건히 버텨낼 가능성이 크다. 2014년의 양현종이 2010년을 넘어설 가능성이 큰 이유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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