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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스페인은 네덜란드(1대5 패), 칠레(0대2 패)에 연패를 당하며 단 두 경기만에 브라질월드컵을 마감했다. 스페인의 축구는 변함이 없었다. 짧은 패스를 중심으로 점유율을 높였다. 네덜란드전 점유율은 57%였고, 패스성공률도 83%에 달했다. 칠레전 역시 56%의 점유율과 82%의 패스성공률을 보였다. 숫자는 허상이었다.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사비, 이니에스타, 실바 등 위험지역에서 공격을 만들어가는 선수들의 패스성공률이 현저히 떨어졌다. 결국 스페인의 패스는 위험지역이 아닌 곳을 맴돌았다는 얘기다. 스페인을 상대하는 팀들은 전방압박 보다는 후방에 진을 친 채 상대 공격진을 가두는 플레이를 펼쳤다. 수비숫자를 늘릴 수 있는 스리백이 각광을 받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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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롱패스는 상대의 뒷공간을 노릴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로 변했다. 역습의 속도를 올렸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이고 있는 칠레, 콜롬비아 등의 경기 장면을 살펴보면 압박으로 볼을 뺏어낸 뒤 지체없이 수비 뒷공간을 향해 볼을 넘겼다. 네덜란드는 롱패스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킥능력이 뛰어난 미드필더들을 아예 좌우 윙백으로 기용했다. 중앙 미드필더 역시 패스 거리가 긴 선수들이 각광을 받았다. 뒷공간으로 넘어간 볼을 해결하는 것은 2선 공격수의 몫이다. 최전방 공격수가 수비수들을 유인하면 그 뒷공간을 2선 공격수들이 적극 공략한다. 개인기 만큼이나 스피드가 특출난 선수들이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네덜란드의 로번, 판 페르시, 콜롬비아의 로드리게스, 콰드라도, 칠레의 산체스, 바르가스, 스위스의 샤키리 등이 이번 대회에서 가장 빛나는 별로 꼽히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결국 롱패스 활용도의 극대화는 '뻥축구로의 회귀'가 아니라 빠른 역습을 위한 선택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