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중심타자 이호준(38)은 현재 '삼장'이다. 세 자녀를 둔 가장이며, 제 9구단 NC의 주장이고, 내일 모레면 나이 40을 바라보는 노장이다.
그는 2012시즌을 마치고 신생팀 NC와 두번째 FA 계약을 했다. 첫번째는 2007시즌을 마치고 친정팀 SK 와이번스와 FA 계약을 했었다. 현재는 가족과 떨어져 창원에서 혼자 살고 있다. 주장으로서 지난해 팀이 첫 1군 무대에 뛰어들어 7위를 하는데 일조했다. 지난해 20홈런 87타점을 치면서 NC의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올해도 벌써 14홈런 51타점으로 '밥값(연봉 4억5000만원)'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장' 중 가장이 가장 어렵고 힘들다
그는 2년째 가족과 떨어져 지내고 있다. 아내(홍연실씨)는 인천에서 2남1녀를 키우면서 주말 마다 창원을 오가고 있다. 이호준은 가장 노릇을 가장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가장은 어렵고 힘들다. 이호준은 "아기들이 커가는 모습을 못 본다. 우리 애들이 아빠를 잘 이해해준다. 그런데 애들이 다른 친구들이 아빠와 캠핑간 얘기를 할 때마다 미안하다. 그 소원을 꼭 들어주고 싶은데 지금은 겨울 밖에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주장으로 2년째 큰 탈 없이 잘 지내고 있다. 후배들이 워낙 열심히 자발적으로 따라와줘서 큰 소리를 지를 일이 없다고 했다. 베테랑으로서도 팬들로부터 손가락질 받지 않고 자기 몫을 하고 있다. 이호준은 노장은 시간이 흐르면서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오히려 매년 타격에 대해 연구하고 나가서 성공하면 재미있다고 했다. 이
호준은 요즘 변화구에 타이밍이 잘 안 잡혀 연구중이라고 했다. 노장은 자신이 뭐가 잘 안 되는 지에 대해 빨리 알아차린다고 했다. 그래서 더 많은 변화를 통해서 변신해야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다.
지나가는 꼬마들도 '인생은 이호준 처럼'이라고 한다
이호준은 요즘 거리에서 꼬마들이 자신을 보고 "인생은 이호준 처럼"이라고 하는 말을 종종 듣는다고 했다. 몇 해 전 이 말이 처음 생겼을 때 그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했다. 2007년 첫 FA 계약을 하고 부상으로 2008년 8경기(1군) 출전에 그쳤다. 당시 이호준은 맹비난을 받았다. '먹튀' '로또준' 등의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당시 대인기피증으로 고생했다. 팬들은 외면했고, 팀에서도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그랬던 이호준은 2012년 타율 3할, 18홈런, 78타점을 치면서 녹슬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었다. 1군 무대에 첫 도전하는 NC로선 이호준 같은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 타자가 필요했다. 이호준의 두번째 FA가 성사됐다. 인기 구단 두 곳에서도 이호준의 영입에 관심을 보였다.
그는 "요즘은 인생은 이호준 처럼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기분이 좋다. 나는 로또에 두번이나 당첨이 된 것 아닌가. 한 번은 실패를 했기 때문에 지난해 다시 실패하지 않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NC는 정말 멋진 팀으로 커가고 있다
이호준은 선수 생활 말년에 김경문 감독을 만난 건 최고의 행운이라고 표현했다. 다수의 감독들이 노장 보다 젊은 선수들과 함께 일하고 싶어한다. 구단에서도 노장들을 처치곤란한 애물단지로 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야구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베테랑들은 감독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게 무척 중요하다.
김경문 감독은 NC 같은 경력이 짧은 팀이 단시간에 깊이 뿌리를 잘 내리는데 있어 베테랑들의 역할이 크다고 봤다. 하지만 나이가 많다고 그냥 봐주는 건 없다. 분명한 기준이 있다. 이호준은 "감독님은 벤치에서 베테랑이 파이팅을 외치고 고개를 숙이지 못하게 한다. 이게 전부다. 고참들을 이렇게 챙겨주는 지도자는 드물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과거 두산 감독 시절엔 카리스마가 넘쳤다. 매우 까
칠하고 무서운 지도자로 통했지만 NC로 옮기고 나서는 부드러움까지 가미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호준에 따르면 NC 후배들은 훈련 외 시간에 운동을 너무 많이 하고 자기 관리를 잘 하기 때문에 화를 낼 일이 없다. 대부분이 담배와 술을 멀리해서 놀랐다고 한다. 이호준은 나이 10세 이상 차이 나는 후배들에게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지시하지 않는다고 했다. 세상이 변했고, 젊은 후배들과 함께 야구하려면 자신도 변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부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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