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신성' 로멜로 루카쿠(21·에버턴)가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는데 단 15분이면 충분했다.
루카쿠는 에당 아자르(첼시)와 함께 벨기에의 희망이었다. 크리스티안 벤테케(애스턴빌라)가 부상을 하면서 2014년 브라질월드컵 출전이 불가능해졌다. 주전 스트라이커는 당연히 루카쿠의 몫이었다.
하지만 호기롭게 도전했던 생애 첫 월드컵은 만만한 무대가 아니었다. 조별리그에서 자존심을 구겼다. 알제리와의 1차전에서 전반에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후반 14분 디보크 오리기와 교체됐다. 러시아와의 2차전에서도 후반 12분 오리기와 교체됐다. 한국과의 3차전에선 아예 출전하지 않았다. 이미 벨기에는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상태라 빌모츠 감독은 주전 선수들에게 대거 휴식을 부여했다.
루카쿠는 명예회복할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과의 16강전에서 선발 명단에 오른 스트라이커는 루라쿠가 아닌 오리기였다. 이날 오리기는 날카로운 5개의 슈팅을 날리면서 제 몫을 다했다. 특히 후반 11분에는 크로스바를 강타하는 헤딩 슛을 날렸다. 스피드 면에서도 루카쿠보다 나은 모습이었다.
결국 승부는 연장으로 흘렀다. 자신의 몫을 다한 오리기는 루카쿠와 교체됐다. 루카쿠가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는데 3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오른쪽 측면에서 상대 수비수와의 몸 싸움을 이겨낸 루카쿠는 문전 쇄도하던 더 브라위너에게 땅볼 패스를 연결, 선제골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연장 전반 종료 직전에는 월드컵 데뷔골까지 폭발시켰다. 역습 상황에서 더 브라위너의 침투패스를 페널티박스 왼쪽으로 쇄도하며 논스톱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루카쿠의 '킬러 본능'이 유감없이 발휘된 장면이었다. 결국 미국이 연장 후반 추격골을 넣으면서 루카쿠의 추가골이 결승골이 됐다.
루카쿠는 연장 후반 미국의 파상공세를 막는데 주력했다.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했다. 그래도 루카쿠는 연장 전반 15분의 파괴력만으로 이미 축구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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