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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듯 다른 옷이었다. 두 팀 모두 쓰리백에 투톱을 들고 나왔지만, 3-5-2 시스템 속 미드필더의 형태는 플레이 스타일을 확연히 바꿔놓는다. 네덜란드가 스네이더를 올려보낸 3-4-1-2였다면, 멕시코는 살시도를 밑에 바친 3-1-4-2였다. 정삼각형이냐, 역삼각형이냐에 따라 무게 중심은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네덜란드는 수비진 앞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지지대로 삼고, 앞선 공격형 미드필더의 플레이메이킹에 승부를 거는 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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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는 부지런히 밀고 나왔다. 등을 진 상태로 밀려난 스네이더는 퍼스트터치를 상대 골문 방향으로 돌려놓기 어려웠다. 이는 곧 다음 장면을 이어가기 전 최소 한두 번의 터치가 더 나오고, 볼 처리 템포 역시 늦어진다는 얘기. 투톱을 배치해 고립된 확률은 줄였지만, 로벤 한 명에 멕시코 수비 두세 명이 붙은 건 우연이 아니었다. 중앙 미드필더 바이날둠이 종종 올라와 공격 숫자를 늘렸지만, 큰 성과는 없었다. 페널티박스로 들어간 대부분의 볼이 롱패스로 나온 건 의미하는 바가 크다. 스네이더를 중심으로 한 라인의 높이가 8강전 성패를 좌우할 터다. 지나치게 처진다면 공격수의 개인 능력에 기댈, 도박성 짙은 경기를 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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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원 싸움에서 더 힘들어 진 데엔 데용의 이탈이 크게 작용했다. 전반 8분 만에 마르틴스 인디와 교체되던 모습은 예사롭지 않았다. 보통 충격 요법으로 몸 상태가 완성되지 않은 선수를 내세우기도 하지만, 월드컵처럼 결과로써 검증받는 무대에서는 대회를 망치는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네덜란드 축구협회는 트위터를 통해 데용이 사타구니 부상으로 2∼4주간 경기를 뛸 수 없다고 발표했다). 반할 감독은 전체적인 그림을 바꾸기보다는 마르틴스 인디를 쓰리백의 왼쪽에 배치하고, 블린트를 올려 베이날둠과 중원에서 짝을 맞추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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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 어려운 현지 기후, 해법은 반할 마법?
육체적으로 처진 팀을 살려낸 건 반할 감독이 꺼낸 카드였다. 멕시코가 너무 이른 시각부터 공격 숫자를 줄여가며 내려앉자, 네덜란드는 데파이를 넣으며, 끊임없이 전형을 바꿔나갔다. 이 선수가 조금 더 윗선에서 뛰며 볼이 앞으로 투입된 횟수 및 공격 기회도 한결 늘었다. 이렇게 밀어붙이던 와중에 스네이더와 훈텔라르의 한 방이 나온 것이다. 골을 안 먹으면서 한 방씩 해줄 수 있는 에이스를 보유한 팀, 여기에 감독의 임기응변 전략으로 데코레이션까지 가미하는 방식이 토너먼트에서의 생존엔 제격일 수 있다. 다만 헐거워진 중원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버텨질 수 있느냐가 무엇보다 중요. 코스타리카전에서도 주의깊게 지켜볼 부분이다. <홍의택 객원기자, 제대로 축구(http://blog.naver.com/russ1010)>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