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의 정점은 역시 주자가 모두 차 있을 때 날리는 그랜드슬램, 만루홈런이다.
홈런 자체가 그렇게 치기 쉬운 것도 아니지만, 무엇보다 앞서 3명의 주자가 모두 나가 있는 상황이라는 게 자주 찾아오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만루홈런을 1개도 치지 못하고 한 시즌을 마치는 타자가 부지기수다. 오죽하면 현역에서 물러날 때까지도 만루홈런을 달성하지 못하는 타자도 있다. 이건 한국 프로야구를 비롯해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에 모두 해당하는 사실이다.
그런데 메이저리그에서 전문 타자도 아닌 투수가 벌써 올해에만 2개의 만루홈런을 달성해냈다. 다른 타자들이 무색해질 정도다. 주인공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간판투수 매디슨 범가너(25)였다.
올해 올스타전 출전멤버로 선정된 특급 선발 범가너는 14일(한국시각)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AT&T 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로 나와 4-1로 앞선 6회말 무사 만루 때 그랜드슬램을 날렸다. 상대 불펜투수 맷 스타이츠가 던진 98마일(시속 약 158㎞)짜리 패스트볼을 힘차게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살짝 넘겼다.
이로써 범가너는 올해에만 만루홈런을 2개나 기록하게 됐다. 범가너는 지난 4월12일 콜로라도 로키스전 때 호르헤 데 라 로사를 상대로 시즌 1호 만루홈런을 날린 적이 있다. 이 2개의 만루홈런을 포함해 범가너는 올 시즌 3홈런으로 12타점을 기록 중이다. 투수가 한 시즌에 3개의 홈런을 친 가장 최근의 사례는 2008년 시카고 컵스 선발이던 카를로스 잠브라노였다.
특히 메이저리그에서 투수가 한 시즌에 2개의 만루홈런을 친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단 2명 밖에 없다. 범가너가 두 번째로 한 시즌에 만루홈런 2개를 기록한 선수가 됐다. 역사상 최초로 한 시즌에 2개의 홈런을 친 투수는 1966년 브레이브스의 우완투수 토니 클로닝어였다. 특이하게도 클로닝어는 2개의 만루홈런을 모두 1966년 7월4일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기록했다. 이 덕분에 클로닝어는 현재까지 내셔널리그에서 유일하게 한 경기에 2개의 만루홈런을 친 선수로 남아있다. 투수와 야수를 통틀어서 유일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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