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포지션을 찾자 펄펄 날았다. 주인공은 LIG손해보험의 프로 3년차 이강원(24)이다.
이강원은 20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벌어진 대한항공과의 2014년 안산·우리카드컵 첫 경기에서 17점을 기록, 팀의 세트스코어 3대1(25-23, 22-25, 25-17, 25-18) 승리에 일조했다.
이날 이강원은 측면 포지션으로 복귀하자 진가를 발휘했다. 이강원은 지난 두 시즌 동안 한국배구의 희생양이었다. 프로 데뷔시즌이던 2012~2013시즌 사실상 외국인 공격수 백업이었다. 지난시즌 포지션을 변경했다. 센터로 시즌을 소화했다. 그러나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보였다. 적응에 실패했다. 컵 대회에선 외국인선수가 출전하지 않기 때문에 이강원은 레프트에서 뛸 수 있었다. 김요한과 함께 번갈아가며 레프트와 라이트를 오갔다. 결과는 환희였다. 52%라는 높은 공격 성공률을 보였다. 무엇보다 3개의 블로킹으로 높이도 책임졌다.
경기가 끝난 뒤 문용관 LIG손보 감독은 "강원이를 센터로, 레프트로도 써봤다. 원래 포지션은 라이트다. 그러나 외국인선수가 뛰고 있는 라이트보다는 출전 기회를 많이 얻을 수 있는 센터나 레프트가 낫다고 본다"며 "특정한 포지션을 주는 것보다 우선 경기에 뛰는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유연성과 수비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신체적 조건 등 여러가지를 고려했 때 라이트와 센터로 뛰는게 맞다"고 덧붙였다.
이강원은 "아무래도 점유율이 높아야 성공률도 올라간다. 이날 다른 분들은 잘했다고 했지만, 스스로는 좋지 않은 볼에 대한 처리 능력이 부족했다고 느꼈다"며 몸을 낮춰다.
LIG손보의 레프트 손현종도 '스타예감'이다. 10득점으로 팀 공격에 힘을 보탰다. 빠른 스윙 템포로 상대 블로킹을 따돌렸다. 문 감독은 "100점 만점에 70~80점만 해줬으면 했는데 이날은 50점 정도였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대학 4학년 나이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팀에서 키워야 할 선수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날 LIG손보 승리의 원동력은 공수 밸런스다. 리베로 부용찬을 비롯해 손현종 이강원 등 레프트 자원들의 안정된 서브 리시브와 디그 이후 공격까지 물흐르듯 이어지면서 대한항공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었다.
대한항공은 주포 신영수가 양팀 최다인 21득점으로 고군분투했다. 그러나 득점루트 부재에 무릎을 꿇었다. 신영수와 밸런스를 맞춰줄 라이트 공격수가 보이지 않았다. 김형우와 정지석이 나섰지만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다. 또 32개의 범실로 스스로 무너졌다. 김종민 대한항공 감독은 "선수들의 책임감이 부족했다. 첫 세트를 잡았으면 쉽게 갔을 수 있었는데 아쉽다"고 전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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