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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작 영화의 트렌드는 주인공급 배우들의 대거 출연. '구슬이 서말'이라고 무조건 좋은 건 결코 아니다. 너무 많은 주연급 배우들의 분량을 두루 맞춰주다보면 2시간 짜리 영화가 엉뚱 산으로 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렇다고 연기 잘하고 비싼 배우들 데려다 '꿔다놓은 보릿자루'를 만드는 것도 바람직한 구성은 아닐 터. '군도'와 '명량'은 이런 면에서 조금 다르다. '군도'는 도적떼란 제목처럼 다양한 인물에 골고루 비중이 분산돼 있다. 하정우 vs 강동원 양강 구도를 영리하게 세웠지만 이성민 마동석 조진웅 윤지혜 이경영 등이 극중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무시할 수 없다. 오히려 주인공 하정우의 분량이 조금 적다 싶을 정도. '명량'은 반대다. 충무공 최민식에게 단연 집중돼 있다. 적장 구루시마 역의 류승룡이 최민식의 상대역이지만 나란히 간다는 느낌이기엔 스크린 속 최민식의 존재감은 워낙 압도적이다. 조진웅 김명곤 진구 이정현 등 조연급들 역시 충분한 조명을 받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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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사극이지만 고증 배경은 다르다. '군도'는 허구 베이스다. 탐관오리의 횡포가 극에 달해 백성이 곧 도적이던 시대적 배경에 수호지, 홍길동, 임꺽정적 상상이 가미돼 지리산 추설이 탄생했다. '명량'은 반대다. 유명했던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삼은 영화. 흥미 유발을 위한 일부 허구적 장치가 발견되지만 큰 틀에서 비교적 역사적 사실에 충실하려 노력했다. 김한민 감독도 "감히 그분(충무공)을 새로 해석할 생각은 없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난중일기'의 느낌에 충실해서 만들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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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명량'의 백미는 수상 전투신이다. 충무공의 인간적 고뇌를 담은 전반 이후 후반 61분을 채우는 전투신은 그야말로 속이 다 시원해질만큼 청량하다. 재현하기 어렵다는 해상 전투신이 대규모 자본 투입 속에 완성도 높은 기술로 살아났다. 곡소리를 내며 소용돌이치는 울돌목 바다 느낌은 사실적이다. 전투 내용도 다양하다. 포격전과 백병전, 배를 부딪히는 충파까지 매우 사실적으로 재현된 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