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라이벌 관계는 '악명높다.' 아메리칸리그의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가 라이벌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사실 다저스와 자이언츠 팬들은 서로를 '원수'로 여길 정도로 라이벌 의식이 강하다. 다저스가 1890년 내셔널리그에 편입되면서 그 역사가 시작됐으니, 올해로 두 팀의 앙숙 관계가 125년째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90년대 중반에는 양팀 팬들 사이에 난투극이 일기도 했고, 지난 2012년 다저스타디움 개막전에서는 자이언츠 팬이 집단 폭행을 당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두 팀은 지난해에 이어 올시즌에도 서부지구 선두 자리를 놓고 치열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얼마전까지 자이언츠가 1~2경기차 선두를 유지했는데, 다저스가 26~28일(이하 한국시각) AT&T파크에서 열린 원정 3연전을 싹쓸이하면서 순위가 뒤바뀌었다. 다저스는 자이언츠와의 이번 3연전에 잭 그레인키, 클레이튼 커쇼, 류현진으로 이어지는 톱3 선발을 내세웠다. 반드시 자이언츠를 잡고 선두를 탈환하겠다는 의지를 미국 전역에 알린 것이다. 결과는 돈 매팅리 감독의 뜻대로 됐다. 3경기 연속 자이언츠를 무너뜨리며 1.5경기차의 지구 선두에 올라섰다. 다저스가 자이언츠를 상대로 3연전 스윕을 한 것은 지난해 6월 25~27일 이후 처음이며, AT&T파크 3연전 스윕은 2012년 7월 28~30일 이후 2년만이다.
류현진이 이 과정에서 제 역할을 충실히 해냈음은 물론이다. 류현진은 28일 열린 경기에서 6이닝 동안 6안타 3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시즌 12승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까지 류현진은 올시즌 자이언츠를 상대로 3차례 등판해 2승1패를 기록했다. 지난 4월 5일 다저스타디움에서 2이닝 8안타 8실점의 수모를 당했지만, 이후 2경기 연속 자이언츠의 높은 콧대를 꺾었다. 4월 18일 원정에서 7이닝 4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3승째를 올렸고, 이번에도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류현진은 지난해 자이언츠전에 5차례 등판해 2승2패, 평균자책점 2.48의 강세를 보였다. 한 경기를 제외하고 매번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데뷔전 상대가 자이언츠였고, 시즌 마지막 승리였던 14승 제물도 역시 자이언츠였다. 자이언츠를 상대로 통산 8경기에서 6번 퀄리티스타트를 올렸고, 4승3패에 평균자책점 3.40을 기록했다. 8실점했던 지난 4월 5일 경기를 제외하면 평균자책점은 2.36이다. 특히 자이언츠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AT&T파크에서는 4승1패, 평균자책점 2.76의 초강세를 보였다. 자이언츠는 류현진에게 '거인'이 아닌 것이다.
이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다저스는 이번 3연전을 모두 잡았음에도 올해 자이언츠와의 라이벌전에서 6승7패로 여전히 열세다. 자이언츠와의 올시즌 남은 경기는 9월에 예정된 6게임. 지구 우승을 놓고 치열한 싸움이 계속될 시점이다. 류현진이 1~2경기에 등판할 수 있다. 만일 류현진이 자이언츠전을 승리로 이끈다면 다저스는 2년 연속 지구 우승을 차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자이언츠를 만나면 강해지는 류현진의 진가를 매팅리 감독도 인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류현진의 위상이 다저스 팬들이 그가 등판하는 자이언츠와의 라이벌전을 마음편히 즐길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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