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의 설움'이 대한항공의 고공비행을 이끌었다. 27일 경기도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4년 안산·우리카드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결승전에서 대한항공이 우리카드를 3대0(25-22, 25-19, 25-22)으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2007년, 2011년에 이어 컵대회 세번째 우승이었다. 물론 승리의 일등공신은 주포 신영수와 곽승석이었다. 둘은 매 경기 폭발적인 득점력으로 팀을 이끌었다. 결승전에서도 신영수가 25점, 곽승석이 14점을 올렸다.
하지만 이들보다 더 큰 기여를 한 선수가 있었다. 오랜 기간 무명의 설움을 겪은 센터 전진용이었다. 둘은 올해 1월 삼성화재에서 대한항공으로 둥지를 옮겼다. 대한항공의 황동일 류윤식과 맞트레이드됐다.
대한항공에 오기 전까지 전진용은 철저한 무명이었다. 2011년 삼성화재에 입단했다. 2m3의 큰 키 덕분에 유망주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삼성화재에는 고희진과 지태환 이선규 등이 버티고 있었다.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전진용은 원포인트 블로커로만 간간히 나설 뿐이었다.
대한항공으로 온 뒤 전진용은 기회를 잡았다. 김종민 감독은 전진용을 적극 활용했다. 특히 이번 컵대회에서의 활약은 두드러졌다. 25일 삼성화재와의 준결승전은 한풀이 무대였다. 친정팀 삼성화재와 마주한 전진용은 블로킹 9득점을 포함 14득점했다. 결승전에서도 전진용은 5득점하며 팀의 승리에 힘을 보탰다. 전진용은 이번 컵대회 5경기에서 42득점을 올렸다. 2011년 프로 데뷔 이후 직전 대회인 2013~2014시즌 V-리그까지 4년간 올린 37득점보다도 많았다. 전진용의 성장이 대한항공의 우승 비결인 셈이었다. 김종민 대한항공 감독도 전진용에 대해 후한 점수를 줬다. 김 감독은 "아직 기복은 있지만 계속 발전하고 있다. 2014~2015시즌 V-리그에서는 좋은 자원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한편, 앞서 열린 여자부에서는 현대건설이 GS칼텍스를 3대1(25-20, 22-25, 29-27, 25-23)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현대건설은 2006년 KOVO컵 원년대회 이후 8년만에 다시 우승컵에 입을 맞추게 됐다. 현대건설의 주포 황연주는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이로써 황연주는 정대영(IBK기업은행)에 이어 사상 두번째로 MVP 그랜드슬램(V-리그, 챔피언결정전, 올스타전, 컵대회 MVP)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GS칼텍스의 이소영은 준우승팀 최우수선수에게 주어지는 기량발전상(MIP)을 받았다. 남자부에서는 신영수가 MVP, 최홍석(우리카드)이 MIP를 차지했다.
안산=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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