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더블 스토퍼의 동반 몰락이었다. 직접 경기를 지켜본 대표팀 류중일 감독의 심정이 착잡했을 듯 하다.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3연전 두 번째 경기가 열린 30일 대구구장. 양팀의 경기는 초반부터 혈전이었다. LG가 1회 5점을 선취했지만 삼성이 2회말 똑같이 5점을 내는 등 초반부터 6-6으로 팽팽한 경기가 이어졌다. 이후 0의 행진. 8회 삼성이 나바로의 1타점 2루타로 승기를 잡는 듯 했다.
하지만 믿었던 삼성 마무리 임창용이 무너졌다. 7-6 상황서 9회 마운드에 오른 임창용은 대타 스나이더를 삼진으로 잡았지만 이어 등장한 대타 정성훈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오지환을 삼진으로 잡으며 경기를 마무리 짓는 듯 했다. 하지만 의외의 일격을 허용했다. 올시즌 홈런 1개에 불과했던 손주인에게 역전 투런포를 얻어맞고 말았다. 시즌을 치를수록 구위가 떨어지며 블론세이브 개수가 늘어났던 임창용. 22일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4경기 연속 세이브를 기록하며 다시 살아나는 듯 했지만 LG전 충격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하고 말았다. 올시즌 LG에만 두 번이나 불명예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LG 마무리 봉중근 덕에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LG는 9회 이동현을 투입해 간단하게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냈다. 그리고 마지막 타자를 남기고 마무리 봉중근을 올렸다. 경기를 확실히 끝내고, 마무리 투수에게 세이브 기록까지 챙겨주겠다는 의도. 하지만 의도대로 풀리지 않았다. 봉중근이 대타 이흥련과 김상수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했다. 그리고 나바로가 볼넷으로 출루하며 2사 만루가 됐다. 삼성은 대타로 우타자인 김헌곤을 냈다. 봉중근이 볼카운트 2B2S 상황서 몸쪽에 회심의 커브를 던졌다. 스트라이크를 직감한 1루쪽 LG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뛰어나오려 했다. 하지만 김풍기 구심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다. 당황한 봉중근은 김헌곤에게 사구를 허용하며 임창용과 마찬가지로 블론세이브를 기록하고 말았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어진 위기에서 채태인에게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두 사람은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류 감독은 두 사람을 더블 스토퍼로 사용하겠다는 뜻을 일찌감치 밝혔다. 대표팀 최후의 보루다. 하지만 두 사람이 동반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삼성의 승리로 경기가 끝났기 때문에 류 감독은 기뻤을게 틀림없었겠지만, 아시안게임을 생각하면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는 밤이었다.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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