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산 독설 폭격기, 가나 국비장학생, 캐나다 출신 군대무식자, 나 혼자 사는 프랑스 훈남…. 다재다능한 외국인 스타들이 한국 예능계를 점령했다. 국경과 인종과 종교를 뛰어넘어 웃음으로 하나된 외국인 스타들 덕분에 시청자는 날마다 즐겁다.
JTBC '비정상회담'은 외국인 스타 양성소다. 그중에서 개성이 가장 두드러지는 사람은 터키 출신 에네스 카야다. 귀네스 FC서울 전 감독의 통역관이자 영화 '초능력자'에서 배우로도 활약한 그는 유창한 한국어와 뛰어난 언변으로 회담장 분위기를 쥐락펴락한다. 그래서 생긴 별명이 '터키산 독설 폭격기'. 한국 사람보다 보수적이고 예의범절을 따진다고 해서 '터키 유생'이라고도 불린다.
그런 에네스 카야를 도발하며 용감하게 맞서는 '문제적 인물', 바로 샘 오취리다. 뛰어난 예능감을 지닌 샘 오취리는 수많은 프로그램의 러브콜을 받으며 최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동명이인 샘 해밍턴을 넘어설 기세다. 앞서 tvN 예능 '섬마을 쌤'에 출연했고, 현재 출연 중인 tvN 시트콤 '황금거탑'에서는 한국으로 농업기술을 배우러 온 가나 재무부 장관 외아들을 연기하고 있다. 방송에선 더 없이 유머러스하지만, 알고 보면 국비장학생으로 명문대에 재학 중인 수재. 호주 유학 때문에 '비정상회담'을 떠나는 영국인 탐험가 제임스 후퍼를 위해 한국어 자작시를 선물해 감동을 안기기도 했다.
그밖에도 '욥체'를 즐겨 쓰는 '알차장' 알베르토(이탈리아), 파리바O뜨 모델이 되고 싶은 프랑스 청년 로빈, 맹자를 읽는 미국인 '척척박사' 타일러, '벨기에 전현무' 줄리안, 전설의 프로게이머였으나 지금은 한우 마니아인 기욤(캐나다),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다니엘(호주), 역사문제로 으르렁대는 두 라이벌 타쿠야(일본)와 장위안(중국) 등 출연진 모두가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MBC '일밤-진짜 사나이'에도 개성이 넘치다 못해 4차원을 넘어서는 외국인 캐릭터가 있다. 바로 '군대 무식자'라 불리는 헨리다. 헨리는 첫 입대 날 트렁크를 끌고 오고 빨간 모자 조교를 매니저라고 불러 시청자들을 '멘붕'에 빠뜨렸다. 스나이퍼로 거듭날 거라 생각했던 군대에서 뛰고 구르며 고된 훈련만 받고 있으니 헨리 역시도 연일 '멘붕'이다. 그러나 힘든 군생활에도 해맑은 웃음을 잃지 않는 그를 어찌 미워할 수 있겠는가.
'나 혼자' 사는 프랑스 훈남 파비앙도 빠질 수 없다. 침대를 놔두고 온돌에서 잠들고 태권도를 사랑하며 된장찌개를 끓여먹는 파비앙은 MBC '나 혼자 산다'에 특별 출연했다가 바로 고정을 꿰찼다. 최근엔 전세 대란 속에 집을 구하러 다니는 모습이 그려져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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