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좋아서 잠이 안오더라고요."
3년만에 터진 데뷔골, 믿기지 않는 순간이었다. '인천의 미래' 진성욱(21)은 2일 울산과의 홈경기에서 구본상의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넣으며 꿈에 그리던 데뷔골을 성공시켰다. 진성욱은 "3년만에 들어간 골이라 감회가 남다르다. 세리머니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였다. 축하전화도 많이 받았다. 특히 부모님이 '고생한만큼 드디어 결실을 봤다'고 너무 좋아하셨다"고 했다. 이어 "그날 자려고 누웠는 좀처럼 잠이 오지 않더라.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었다. 골장면을 계속 돌려보고 그랬다"며 웃었다.
진성욱은 인천의 미래다. 김봉길 인천 감독은 틈만 나면 진성욱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마산 출신인 진성욱은 합정초와 마산중앙중을 거쳐 인천 산하 유스팀인 대건고로 진학했다. 인천의 유스 시스템에 의해 육성된 첫번째 케이스다. 고등학교 1학년부터 대건고의 주전 공격수 자리를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많은 골을 기록하며 17,18세 이하 등 각급 대표팀에 발탁되기도 했다. 진성욱은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2012년 우선지명으로 K-리그로 무대를 밟았다. K-리그로 직행한 첫번째 대건고 출신 선수가 됐다.
많은 인천 관계자들의 기대 속에 데뷔시즌을 치렀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선배들의 벽은 높았다. 첫해 2경기 출전이 전부였다. 2013년에는 아예 한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2군을 오가며 설움을 톡톡히 겪었다. 진성욱은 "유스 출신에 대한 부담감이 컸다. 내가 못하면 후배들에게 기회가 오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너무 어려서 경기장에서나, 생활할때 모두 조심스러웠다. 형들이 못해준 것은 아니었는데 성격이 무뚝뚝한 편이라 더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래도 훈련을 쉬지는 않았다. 이미지 트레이닝과 개인훈련을 병행하며 경기에 나갈 준비를 꾸준히 했다.
2014년,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공격진의 부진 속에 진성욱에게 출전 기회가 생기기 시작했다. 특히 월드컵 휴식기가 터닝포인트가 됐다. 진성욱은 휴식기 동안 가진 연습경기에서 팀내 최다골을 기록했다. 23세 이하 대표팀을 상대로는 2골-1도움을 올리기도 했다. 진성욱은 "유난히 몸이 좋았다. 연습경기에서 많은 골을 넣으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K-리그가 다시 열렸고, 진성욱은 천금 같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열심히 하면 언제가 보상이 온다는 말을 흘려들었는데, 확실히 어른들 말씀이 맞더라"고 했다.
올시즌 목표는 크지 않았다. 지금보다 더 많은 경기에 나가, 더 많은 골을 넣는 것이다. 한 번 골 넣었다고 두자릿수 골을 운운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했다. 3년간 쌓은 경험이 그를 또래보다 크게 만들었다. 그의 꿈은 누구나 멋있다고 생각하는 선수가 되는 것이다. 국가대표도 되고 싶다고 했다. 느리지만 한발씩 그 꿈에 다가가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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