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감독 협상은 더 폭넓게,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할 것이다."
대한축구협회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우선협상자로 지정된 베르트 판 마르바이크 전 네덜란드 감독(62)과의 협상이 결렬됐다. 이 위원장은 18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판 마르바이크 감독이 됐으면 하는 마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다른 감독과 협상을 중지하고 기다렸다. 시간이 많지 않아서 최종시한을 네덜란드 현지시각으로 금요일 저녁, 우리시각으로 토요일 오전까지 답을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답안이 우리와 차이가 있었다. 그래서 합의를 못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자세한 결렬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예상대로 돈과 가족 문제가 결정적이었다. 이 위원장은 "크게 말하면 세금과 관련한 연봉 문제, 주 활동 지역에 대한 생각의 차이때문에 합의까지 도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판 마르바이크 쇼크' 후 차기 감독 협상 방식에 변화가 생겼다. 사실상 단독 후보로 결정한 후 협상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시인했다. 자격기준이 공개된 것도 문제였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각 대륙연맹컵(아시안컵, 유로, 코파아메리카) 월드컵 지역 예선 월드컵 16강 이상 클럽팀 경험 인성 연령 언어 등을 충족하는 지도자를 뽑겠다고 했다. 이 보다 폭넓은 기준을 바탕으로 다양한 후보군과 접촉할 뜻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후보로 선정하고 이야기 한 분들 중에 계약된 경우가 있다. 기술위원회의 1차 논의 후 공개했던 자격기준이 너무 이상적이고 구체적으로 노출됐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번에는 더 폭넓게,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할 생각을 하고 있다. 협상을 지켜보고 가는게 아니라 적어도 2~3명의 감독을 동시에 접촉하겠다"고 했다.
선정 기준도 '해결사'에서 '선생님'으로 급선회했다. 월드컵 지역 예선, 16강 이상 등의 지도 경력은 단기적 역량을 판단하기 위한 잣대였다. 대신 열정과 헌신을 강조하기로 했다. 주 활동 지역에 대한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판 마르바이크 감독은 유럽에서 주로 머물기를 원한 반면, 대한축구협회는 판 마르바이크 감독이 오랜시간 한국에 머물며 지도자 강습회, 유소년 프로그램 등을 전수해주길 원했다. 이 위원장은 한국축구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생님' 유형의 지도자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이 위원장은 "기술위원회에서 한가지 더 중점적으로 의견을 모은 것은 대표팀 감독으로 한국축구의 발전을 위해 얼마나 헌신적이고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가 여부다. 물론 정량적으로 체크하기는 어렵지만 이에 대해 확인했으면 좋겠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협상이 쉽지 않지만 외국 감독으로 할 뜻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이 위원장은 "기술위원회에서 처음 회의를 할때 국내, 국외 감독을 구별하지 않았다. 대표팀 감독직을 맡으면 좋겠다는 분이 외국에 3명, 국내에 3명 있었다. 국내 감독 3명 중 현재 대표팀에 필요한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분이 1명 뿐이라서 자연스럽게 국외로 시선이 갔다. 기준을 확대하면 국내 감독도 포함될 수 있지만 당분간은 외국 감독 영입하는데 노력할 것이다"고 못을 박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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