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는 지난해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8승1무7패를 기록했다. 2008년 팀 출범 후 6년 만에 처음으로 삼성과의 상대전적에서 앞섰다. 지난해 삼성을 상대로 우위를 보인 팀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9승7패), 두 팀뿐이었다.
현재 삼성이 차지하는 위상은 독보적이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에서 모두 우승했는데, 통합 3연패는 1980~1990년대의 최강 해태 타이거즈도 이루지 못한 위업이다. 지금 한국 프로야구에서 최고가 된다는 건 삼성을 넘어선다는 걸 의미하다.
올 해도 삼성은 페넌트레이스 4년 연속 우승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시즌 초반 주춤하다가 서서히 가속도를 냈던 지난 해보다 올 해는 조금 더 빨리 본 궤도에 올라, 아무도 넘보지 못하는 수준으로 날아올랐다. 팀 별로 20경기 안팎을 남겨놓고있는 가운데, 삼성의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의심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
하지만 삼성이 아무리 페넌트레이스에서 신바람을 내고, 압도적인 전력을 드러냈다고 해도 포스트 시즌은 성격이 조금 다르다. 전력이 앞선 팀이 유리하겠지만, 포스트 시즌 만의 분위기, 변수를 무시할 수 없다. 지난 해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은 4위로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두산 베어스 돌풍에 휩싸여 1승3패로 벼랑끝까지 밀렸다. 심기일전해 3연승을 거두면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지만, 두산 코칭스태프의 납득하기 어려운 전술 운용 덕을 봤다. 최강 전력을 자랑하는 삼성도 단기전에서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올 시즌 삼성 전력에 가장 근접한 팀이 히어로즈다. 엄청난 이변이 없는 한 삼성과 히어로즈는 1~2위로 포스트 시즌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1일 현재 히어로즈에 3.5게임, 히어로즈는 3위 NC 다이노스에 5.5게임 앞서 있다.
그런데 지난 시즌과 조금 다른 분위기로 페넌트레이스가 흘러갔다. 이번 주말 2연전이 열리기 전까지 삼성은 8승1무4패로 히어로즈를 압도했다. 히어로즈가 올 시즌에 상대전적에서 뒤진 팀은 삼성과 NC(3승11패) 두 팀 뿐이다.
히어로즈는 5월 23~25일 삼성에 3연전 스윕패를 당했다. 스윕패 이후 위닝시리즈를 가져간 적도 있지만, 삼성에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도 있었다. 자신감을 심어줄 계기, 조금 더 인상적인 마무리가 필요했다. 히어로즈가 페넌트레이스 2위에 만족하지 않고, 더 큰 꿈을 이루고 싶다면 말이다.
지난 주말 삼성과의 2연전을 앞두고 염경엽 감독은 삼성과 NC에 왜 약했는 지, 무엇이 부족했는 지 연구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히어로즈가 이 2연전에서 모두 이겼다. 8월 30일 경기에서 삼성을 7대4로 제압한 히어로즈는 31일에는 7대0 완승을 거뒀다.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건 결과다. 삼성은 첫 날 에이스인 밴덴헐크가 선발 등판했고, 31일에는 장원삼이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반면, 히어로즈는 4~5선발인 문성현 김대우를 내세워 이겼다. 더구나 31일에는 강정호 유한준 김민성 등이 선발에서 빠졌다. 염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승운이 따라줬다"고 간단하게 정리를 했지만, 상대가 삼성이었기에 연승의 의미가 남달랐다.
히어로즈는 여전히 상대전적에서 6승1무8패로 열세지만, 더 큰 무대에서 삼성이 충분히 해볼만한 상대하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아울러 가능성은 낮아보이지만 시즌 막판 역전 드라마를 꿈꿔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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