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골탈태였다.
북한이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다크호스로 급부상 했다. 당초 중국과 대등한 경기를 펼칠 것이라는 예상을 완전히 깨고 3골차로 완승했다. 전후반 90분 내내 경기를 지배했다. 내용과 결과 모두 완벽한 승리였다.
북한은 4-4-2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중국 진영을 공략했다. 물샐 틈이 없었다. 특히 긴패스를 활용한 방향 전환이 인상적이었다. 북한은 전통적으로 조직력에 기반한 전술을 펼쳤다. 전력의 열세를 커버하기 위한 불가피한 수단이었다. 하지만 패스의 질이 떨어져 의도만큼의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중국전은 정반대였다. 전원공격, 전원수비를 완벽하게 구사하면서 원터치 패스로 공간을 파고들었다. 수비와 카운터라는 낡고 단조로운 전술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북한식 토털사커'였다. 중국전은 윤정수 감독이 이번 대회를 앞두고 얼마나 철저히 팀을 조련했는지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미드필더 리용직(23)과 정인관(22)은 국내 축구계 관계자들의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리용직은 중원에서 수비에 주력하면서도 공수 밸런스를 조율하며 사실상 볼란치 역할을 수행했다. 1m87의 장신임에도 유연한 몸놀림에 뛰어난 경기 조율 및 패스 공급 능력을 선보였다. 체격과 기량 모두 기성용(25·스완지시티)이 K-리그 FC서울에서 활약할 당시 모습을 연상시켰다. 측면 미드필더로 나선 1m75의 정인관은 엄청난 스피드와 돌파, 뛰어난 슈팅 능력을 갖춘 전형적인 인사이드 포워드였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국내 축구 관계자는 "두 선수는 당장 K-리그에 데려와도 손색이 없겠다"고 호평했다. 이밖에 중국전 투톱으로 나선 리혁철(23)과 서현욱(22),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골키퍼 리명국(28)도 전력에 안정감을 더했다.
북한이 속한 F조는 A~E조와 달리 3개 팀이 한 조에 묶여 있다. 중국전에서 승점 3을 확보한 북한은 18일 화성에서 열릴 파키스탄과의 F조 최종전 승리하면 조 1위로 16강에 오른다. F조 1, 2위는 인도네시아, 태국, 몰디브, 동티모르가 속한 E조의 1, 2위와 16강에서 맞붙는다. 현재 E조 수위인 인도네시아와 태국 모두 북한에 비해 전력이 한 수 아래다. 조별리그만 통과하면 8강까지는 무난해 보인다. 중국전에서 실체를 드러낸 북한의 전력을 감안하면 메달권 진입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남북은 4강 또는 결승에서 만나게 된다. 두 팀이 모두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하면 결승까지 올라야 남북대결이 성사된다. 둘 중 한 팀이 2위로 결선 토너먼트에 오르면, 4강에서 맞대결을 바라볼 수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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