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창용이형 보다 내가 더 걱정이 된다."
아시안게임은 프로 선수들이 참가하지만, 분명 아마추어 대회다. 평소와는 다른 규정이 너무 많다. 부족한 인원 탓에 선수가 불펜코치 역할도 맡아야 한다.
대표팀 서열 2위인 LG 트윈스 마무리 봉중근(34)이 불펜코치 역할을 자청했다. 그는 이번 대표팀에서 최고참 임창용(38)과 함께 뒷문을 지킨다. 서열 1,2위가 더블 스토퍼로 나서는 것이다. 봉중근에게는 한 가지 역할이 더 생겼다.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에는 감독 1명과 코치 3명, 총 4명이 경기장에 들어갈 수 있다. 대표팀의 사령탑 류중일 감독과 조계현 투수코치(LG 2군 감독), 유지현 수비·주루코치(LG 수비코치), 윤영환 타격코치(경성대 감독) 만이 공식적인 코칭스태프다. 코치 인원보강을 했지만, 정식경기 때는 덕아웃을 비롯한 경기장 내부에 위치할 수 없다. 자연히 불펜에도 코치가 있을 수 없다. 선배로서 봉중근이 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부터 대표팀에 선발된 봉중근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09년 제2회 WBC,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까지 대표팀을 지켰다. 전체 선수단 중에서 임창용 다음으로 최고참인데다, 대표팀 경험 역시 두 번째로 많다.
마운드에서 역할도 중요하지만, 최고참으로서 후배들을 이끌어야 하는 책임감이 컸다. 봉중근은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대표팀 훈련에 앞서 "이번에는 어린 선수가 많다. 사실 그동안 대표팀엔 베테랑과 고참이 많았다. 나 역시 못해도 형들을 생각하고, 형들에게 기댔다. 하지만 이번에는 예전보다 창용이형이나 내가 할 일이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얼마나 어린 선수들이 긴장하지 않게 하느냐도 중요하다. 또한 이번 대회 뿐만 아니라, 홈런을 맞거나 점수를 줬을 때 그 실망감이 시즌 때까지 갈 수 있다. 불펜에 함께 있으니 그런 걸 없애주는 게 우리의 역할인 것 같다"고 했다.
선수들의 마음을 다스리는, 실제 불펜코치에 가까운 역할까지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봉중근은 "광저우아시안게임 때도 불펜에서 공을 받아줬던 기억이 있다. 불펜은 덕아웃과 전화로 소통을 할텐데, 연락을 받고 몸을 풀게 하는 역할을 내가 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마운드에 올라가면 어떨까. 임창용과 함께 대표팀 뒷문을 지켜야 한다. 절체절명의 순간이 올 수도 있다. 봉중근은 "창용이형이야 워낙 많이 했지만, 내가 더 걱정이다. 사실 그동안 대표팀에서 여러 보직을 했다. 컨디션이 좋고 어깨 상태도 좋지만, 긴장이 많이 된다"고 했다.
이어 "창용이형과 함께 한 시간은 적었다. 이번에 (안)지만이와 함께 세 명이 '노땅'이다. 금메달 확정은 창용이형이 했으면 좋겠다. 형이 대표팀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쓴다. 형이나 나나 최선을 다해 던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잠실=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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