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오케스트라가 서울 창신동 봉제골목을 찾아가서 무료 음악회를 개최한다.
'클래식과 즐겁게 놀자!'는 모토로 창단된 '놀라온 오케스트라'(지휘자 서희태)는 자신의 일곱 번째 놀라온콘서트를 창신동 끝자락 한양성곽 낙산공원에서 개최한다. 콘서트의 이름은 '놀라온콘서트7-낙산 실빛 음악회'이며, 오는 24일(수) 오후 8시에 막을 올린다. 이 음악회는 참여 음악인들의 재능기부 무료공연으로 열린다.
'낙산 실빛 음악회'는 '놀라온 오케스트라'와 창신동에서 일하는 1만여명의 봉제인들을 대표하는 (사)서울봉제산업협회(회장 차경남)가 함께 주최한다. 음악당을 찾아 클래식을 감상해 본 경험이 거의 전무한 봉제인들에게 클래식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팍팍한 삶의 현실에 위로와 용기를 전해주기 위해 음악회를 기획했다.
창신동은 동대문(흥인지문) 옆 옛 이화여대병원 뒤편 산동네다. 한양성곽 동쪽편 아래 야트막한 산줄기를 따라 형성되어 있다. 굽이굽이 창신동 골목길을 지나 끝자락으로 올라가면 한양성곽과 낙산공원이 있다. 이곳은 과거 청계천 봉제인들의 거주지였다. 청계천 도심 재개발과 함께 봉제공장들이 하나 둘씩 옮겨와서 무려 3천여개의 봉제공장들이 산동네 골목골목에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서 일하는 봉제인은 1만여명으로 추산된다. 사업장 대부분이 10명 이내의 가내수공업 형태이다. 골목마다 미싱 돌리는 소리와 원자재와 완성품을 싣고 다니는 오토바이 소리가 쉴 새 없이 이어지는 곳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각종 의류는 동대문 패션타운을 통해 국내는 물론 세계 각국의 패션타운으로 날아간다. 창신동 봉제골목은 동대문 패션타운의 산소공급처라 불린다. 눈에 띄지 않는 낮은 곳에서 화려한 동대문의 네온사인을 떠받치고 있다.
'실빛'은 봉제의 필수품인 '실'에서 따왔다.
서희태 지휘자는 "실빛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지만 일하고 있는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간직한 채 묵묵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창신동의 봉제인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고 싶어 낙산실빛음악회를 준비했다. 놀라온오케스트라는 앞으로도 삶의 현장을 찾아 희망을 북돋우는 살아있는 음악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차경남 서울봉제산업협회 회장은 "봉제인들은 지난 수십년간 우리나라 산업발전에 정말 많은 기여를 했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이번 음악회를 통해 봉제인들의 자부심을 북돋우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희망을 간직하며 사는 아름다운 실빛 삶에 힘을 불어넣어드리고자 클래식 콘서트를 유치하게 됐다. 이번 공연을 통해 봉제인들의 문화체험이 다양해지고 이에 따라 삶의 모습도 더 풍성해지기를 바란다. 무료 음악회로 찾아와 주시는 놀라온오케스트라 지휘자와 단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낙산 실빛 음악회'는 '놀라온 오케스트라' 단원과 성악인들이 힘을 모은 재능 기부 무료 음악회이다. 시민 누구나 올 수 있는 음악회이다. 돗자리와 간단한 간식을 준비해와서 아름다운 노을도 감상하고, 야경 속에서 빛나는 실빛 음악회의 선율을 감상할 수 있다.
서희태 지휘자의 '놀라온 오케스트라'는 지난해 5월15일 창단 공연을 했으며, 12월7일 '놀라온 콘서트4-연탄은행과 함께 하는 사랑의 바이러스 콘서트'에서는 공연 수익금 전액을 연탄은행에 기부했다. 올해도 연말 나눔 콘서트를 11월 14일 KBS홀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놀라온'은 '놀자'의 '놀'과 '즐거운'의 '라온'이라는 순우리말 합성어이다.
서희태·고진영 부부는 또한 2004년 소아암 어린이 돕기 자선음악회를 시작으로 매년 자선음악회를 개최하여 그 수익금을 기부해왔다. 이들 부부는 자선콘서트와는 별도로 자신들이 후원하는 중증장애인 시설인 '주몽재활원'을 방문해 장애우들을 위로하는 작은 음악회를 매년 열고 있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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